초록

20세기에 태어나고 다듬어진 아렌트의 정치철학은 ‘정치-공영역의 복원’으로 집약되며, 현대의 참여민주주의나 공동체주의, 비판이론 등에 의해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다. 아렌트의 정치행위 이론을 떠받치는 두 주요개념인 ‘자유’와 ‘다수성’은 모든 이해관계와 도구성을 떠나 있는 무중력적이고 자기충족적인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아렌트는 무엇보다 ‘시작으로서의 자유’를 이야기하는바, 이는 인간의 출생성(탄생성, natality)에서 비롯되는 자유이다. 인간 누구이든 배제-부정됨 없이 무언가를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자유를 탄생이라는 실존적 경험-사실을 통해 정치-공영역의 이유로서 살려낸 아렌트에게서 자유란 새로운 정치적 시작(공동의 공간에 모여 함께 말하고 행위하는 삶의 시작)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자유는 세계 내의 유한하고 우연적인 자유이며, 비주권적-무근거적인 자유이다. 시작으로서의 자유와 함께 정치행위의 기원이자 귀결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다수성이다. 다수성에 의한, 다수성을 위한 정치라고 할 수 있다. 다수성은 정치 행위의 자유-자기목적성-자기충족성의 징표로서, 이 다수성의 공간이 얼마나 온전히 형성-유지되는가가 아렌트적 순수정치의 척도인 셈이다. 아렌트의 정치행위의 일관된 핵심인 다원성 개념에 대해서는 그러나 근본적 의문과 비판이 없지 않다. 그것은 첫째, 아렌트의 다수성은 자유주의적 다원성과 어떻게 동질-이질적인가의 문제, 둘째, 아렌트에게서 다수성은 정치행위 수행의 선행조건이지만, 이미 일정한 제도적 맥락하에서 형성-공유된 세계를 전제하지 않는가라는 문제, 셋째, 아렌트의 다수-다원성의 정치는 정치의 협소화인가, 그보다는 정치의 무중력적 확산인가라는 문제들이다. 인간의 실존적 탄생성 및 공통 감각에서 출발하여 자유로운 다수성 위에서 움직이는 공적 공간의 회복을 주장했던 아렌트의 정치행위 이론은 정치의 복원을 통한 인간의 복원 기획으로서, 분투주의적 사유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키워드

아렌트, 자유, 다수성, 공영역, 정치

참고문헌(22)open

  1. [단행본] 한나 아렌트 / 2011 / 칸트 정치철학 강의 / 푸른숲

  2. [단행본] 한나 아렌트 / 2007 / 정치의 약속 / 푸른숲

  3. [단행본] 한나 아렌트 / 2009 / 과거와 미래 사이. 정치 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연습 / 푸른숲

  4. [단행본] 한나 아렌트 / 2006 / 전체주의의 기원 / 한길사

  5. [단행본] 한나 아렌트 / 2009 / 인간의 조건 / 한길사

  6. [단행본] 임마누엘 칸트 / 2006 / 순수이성비판 2 / 아카넷

  7. [단행본] 다나 빌라 / 2000 / 아렌트와 하이데거 / 교보문고

  8. [단행본] 김비환 / 2001 / 축복과 저주의 정치사상, 20세기와 한나 아렌트 / 한길사

  9. [단행본] 베이너 / 2011 / 칸트 정치철학 강의 2부, 베이너의 해설논문 / 푸른숲

  10. [학술지] S. Benhabib / 1988 / Judgment and the Moral Foundations of Politics in Arendt's Thought / Political Theory 16 (1)

  11. [학술지] S. Benhabib / 1997 / The Embatteled Public Sphere. Hannah Arendt, Juergen Habermas and Beyond / Theoria 90

  12. [학술지] S. Benhabib / 2002 / Political Geographies in a global World: Arendtian Reflections / Social Research 69 (2)

  13. [학술지] M. Canovan / 1978 / The Contradictions of Hannah Arendt's Political Thought / Political Theory 6 (1)

  14. [학술지] J. P. Clarke / 1994 / A Kantian theory of political judgment: Arendt and Lyotard / Philosophy today 38 (2)

  15. [학술지] E. Frazer / 2009 / Hannah Arendt: The risks of the public realm / Critical Review of International Social and Political Philosophy 12 (2)

  16. [학술지] J. Habermas / 1977 / Hannah Arendt's Communications Concept of Power / Social Research 44 : 1

  17. [학술지] U. Marti / 1992 / Öffentliches Handeln-Aufstand gegen die Diktatur des Sozialen. Überlegungen zu Hannah Arendts Politik-Begriff / Deutsche Zeitschrift für Philosophie 40 (5)

  18. [학술지] Ch. Menke / 2007 / The “Aporias of Human Rights” and the “One Human Right”:Regarding the Coherence of Hannah Arendt's Argument / Social Research 74 (3)

  19. [학술지] S. B. Smith / 1984 / Review: Lectures on Kant's Political Philosophy by Hannah Arendt;Ronald Beiner / Ethics 94 (3)

  20. [학술지] D. Villa / 1992 / Beyond Good and Evil: Arendt, Nietzsche, and the Aestheticization of Political Action / Political theory 20 (2)

  21. [학술지] D. Villa / 2007 / Arendt, Heidegger, and the Tradition / Social Research 74 (4)

  22. [학술지] C. Volk / 2010 / From Nomos to Lex: Hannah Arendt on Law, Politics, and Order / Leide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