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는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1983)에 나타나는 정서적 과잉과 그 정치적 함의를 1980년대 ‘청년-독자’들의 감정구조와의 연관 속에서 고찰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은 1980년대 초 공포정치를 통해 집권한 신군부의 회유성 정책의 일환이었던 ‘프로 야구’의 범국민적 인기와 이에 영향을 받은 ‘스포츠 만화’의 붐 속에서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등장인물들의 대다수가 ‘승리’에 대해 과도한 집착을 보이며 정서적 과잉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서의 과잉 상태는 등장인물들의 극단적인 행동 및 훼손된 ‘신체-이미지’를 통해 시각적으로 제시되면서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독자들을 감정 과잉의 상태로 몰아넣는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갖은 수모를 겪었던 소외된 인물들이 영웅의 지위로 상승한다는 극적 설정은 1980년대 한국사회가 처한 정치적·사회적 현실 속에서 극심한 좌절과 소외감을 경험하고 있었던 젊은이들의 상승 욕망을 대리만족 시키면서, 당대 만화의 주 독자층이었던 ‘청년-독자’들의 광범위한 호응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에 의해 촉발된 ‘까치 신드롬’은 신군부의 공포정치로 인해 현실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그러나 여전히 사회의 변혁을 꿈꾸었던 ‘청년-독자’들의 감정구조와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그들의 정념/열정(passion)이 만화라는 상상계, 대중문화의 소비 속에 잠재화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한 그것이 실제로 1980년대 후반 현실 정치의 변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서 주요한 문화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1980년대, 스포츠 만화 붐,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 정서적 과잉, 까치 신드롬, 청년-독자, 감정구조

참고문헌(28)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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