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오늘날 각국의 법원은 이러한 고전적 해석방법과 현대적 해석방법을 다양하게, 또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각 해석방법이 동일한 결론을 지향할 경우에는 해석상의 논란이 발생하지 않으나 상이한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경우에는 충돌하는 해석방법의 우선순위가 문제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고전적 해석방법에 대한 선호의 차이는 개별 판결에서 해석 결과의 차이로 귀결되고, 종국적으로는 사법부의 해석방법론을 결정짓는다. 이러한 고전적 해석방법의 우선순위에 대한 입장은 미국의 논의를 빌리면 문언적 해석을 중시하는 문언중심적 해석론(문언주의, textualsim), 역사적 해석을 중시하는 의도중심적 해석론(의도주의, intentionalism), 목적적 해석을 중시하는 목적중심적 해석론(목적주의, purposivism) 등으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2004년 사법부의 해석방법론을 분석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문에서 우리나라 법원이 목적중심적 해석론을 따르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필자는 주요 판결의 논증과정에서 문언적 해석이나 역사적 해석보다는 목적적 해석에 대한 선호가 분명히 드러난다고 평가하였고, 아울러 나름대로 그 원인을 찾으면서 목적중심적 해석방법론의 한계를 비판하였다. 필자는 필자의 중간점검 이후에 등장한 판결들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을 통하여 법원의 해석방법론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현 시점에서 사법부의 해석방법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 논문의 연구목적이다. 필자의 검토 결과에 의하면, 판례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법원의 법해석방법론이 전통적으로 문언중심적 해석론을 취하고 있다거나 오늘날 체계중심적 해석론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일러 보인다. 특히 법학방법론이 관심을 기울이는 판결하기 어려운 사건에 한정해 보면 법원이 여전히 다른 해석방법보다 목적론적 해석방법을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해석의 목표와 관련하여 판례가 입법자의 의도를 충실히 따르는 주관적 해석이론이 아니라 입법목적을 중시하는 객관적 해석이론의 관점에 서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요컨대 오늘날 결과고려적 해석이나 실질적 이유에 근거한 해석 등 다양한 현대적 해석방법이 고전적 해석방법에 못지않게 법원의 해석방법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고전적 해석방법만 두고 본다면 문언중심적 해석론이나 체계중심적 해석론보다는 목적중심적 해석론이 여전히 판례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법원의 해석방법론은 우리나라의 여전히 뒤떨어진 입법현실과 그로 인한 법령의 제 특성, 또 과거 식민법학으로부터 수입법학으로 이어지는 법학계의 학문적인 수준, 그리고 오랫동안 일본 학계나 판례의 주류적인 해석방법론에 의존해왔던 법원의 실무적 타성에 기인한다. 문제는, 법원이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 타당성, 사법적극주의, 사법판단의 정책성 등을 내세워 사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입법영역을 잠식하려고 하는 데에 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우리나라의 입법현실과 그에 따른 법률의 특성, 또 실정법에 대한 해석론 중심의 법학 그리고 사법시험을 주된 목표로 삼는 법학교육의 현실이 사법부로 하여금 목적적 해석을 우선시하는 해석방법론을 운영하도록 조장해 왔으며, 이러한 목적해석 중심의 해석방법론은 사법부가 사법의 한계를 넘어 입법영역을 잠식하는 데에 일조하였고, 이러한 사법부의 월권적 태도는 다시 사법적극주의를 매개로 목적해석 중심의 해석방법론을 정당화하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목적론적 해석 중심의 해석방법론이 사법(司法)의 본질 및 권력분립, 법관의 법 충실의무와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굳이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법관이 스스로 해석하는 입법목적이라는 것은 주관적이기 마련이어서 해석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법관의 선판단이 입법목적에 투영됨으로써 입법목적은 법관의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릴 위험이 상존한다. 이 점에서 문언적 해석을 경시하고 역사적 해석을 존중하지 않는 목적론적 해석 중심의 해석방법론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입법기술과 이론이 나날이 발전하고, 법학계에서도 현실적응력을 갖는 법이론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널리 확산되고, 헌법재판제도가 정착됨에 따라 과거 우리나라 법원의 목적중심적 해석방법론을 정당화하는 데 기여했던 이유들은 점차 그 근거가 사라지고 있다. 오늘날까지도 법의 지배 내지 법치국가의 이념이 온전히 정착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21세기도 벌써 20년이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문언에 충실한 해석, 나아가 입법자의 의도를 존중하는 해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Today, courts in each country use the classical and modern methods of interpretation in various and complex ways. The courts in Korea are not very different. If each methods of interpretation aims at the same conclusion, controversy in interpretation does not arise, but when different conclusions are reached, the priorities between conflicting methods of interpretation inevitably becomes a problem. In particular, the difference in preference for some classical methods results in differences in interpretation results, and ultimately determines the methodology of the judicial interpretation. The position on the priorities between classical methods can be divided into three main types of methodology: textualism that emphasizes literary interpretation, intentionalism that emphasizes historical interpretation, and purposivism that emphasizes purposeful interpretation. In a paper analyzing the methodology of judicial interpretation in 2004 and pointing out the problems, I concluded that the Korean courts followed the purposivism. At that time, I evaluated that the preference for teleological interpretation rather than linguistic interpretation or historical interpretation was clearly revealed in the argumentation process of precedents, and also criticized the limitations of purposivism by finding its own cause. I think that it is necessary to re-evaluate the methodology of judicial interpretation at the present time, after confirming whether there was a fundamental change in the methodology of the judicial interpretation through additional analysis of precedents that appeared after my prior review. This is the research purpose of this paper. According to the results of additional review, looking at the overall flow of precedents, it seems unreasonable to evaluate that the methodology of judicial interpretation has traditionally taken textualism or that it is changing to a system-oriented interpretation theory today. In particular, it is difficult to deny that the court still favors teleological interpretation methods over other methods when it is limited to so-called hard cases that the legal methodology is interested in. This is true even in the light of the fact that the precedents stand in the perspective of an objective interpretation theory that emphasizes the legislative purpose(ratio legis) rather than a subjective interpretation theory that faithfully follows the intention of the legislator. In short, apart from the fact that today various modern methods of interpretation, such as consequence-oriented interpretation or interpretation based on substantive reasons, have an influence on the court's interpretation methodology as much as the classical interpretation method, if only the classical interpretation method is considered, not textualism or system-oriented interpretation, but purposivism is still leading the precedent in Korea. It will not be necessary to reiterate that the purposivism by no means desirable in terms of the nature of judiciary, separation of powers, and harmony with the legal obligation of judges. Above all, there is a risk that the legislative purpose will be degraded as a means to justify the judge's conclusion as the judge's preliminary judgment is projected onto the legislative purpose. Moreover, as legislative techniques and theories develop day by day, efforts to establish legal theories with practical adaptability have spread widely in the legal field, and the constitutional review system has been established and activated, the reasons that have contributed to justify purposivism of the Korean judiciary in the past are gradually disappearing. In light of the reality of Korea, where the rule of law or ‘Die Idee des Rechtsstaat’ is not firmly established today, even at this point in the 21st century, I still can't overemphasize textualism or intentionalism in methods of statutory interpret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