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오늘날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 즉 실업, 부채, 빈곤, 착취 등을 보건대, 이를 타개할 영감의 원천으로서 성경의 희년법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 희년법을 현실에 적용하는데 있어서 종래와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함으로써, 좀 더 실효적이면서도 적실하게 우리의 법과 제도에 희년법의 이념을 구현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희년법은 이스라엘의 언약공동체로 그 수범자가 제한되며, 이 법을 제정하고 이를 부여받은 제정자와 수범자의 특징, 즉 하나님과 이스라엘 언약공동체라는 관계성으로부터 그 규범의 정당성과 효력이 온전히 확보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희년법을 오로지 그 내용적 측면에서 보편화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그 내용과 더불어 이 규범의 전제가 되는 관계성과 공동체 책임의 원리를 함께 적용할 때 희년법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할 수 있는 것이다. 희년법과 근대법 사이의 접점을 모색해 보고자 한 앞서의 논의에 대한 논리적 귀결은 바로 양자 사이에서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희년법이 오늘의 세계에 주는 메시지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바로 ‘상실된 관계성의 복원’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관계성은 인간이 다른 인간, 그가 속한 가족, 지역, 국가 등 다양한 층위의 공동체, 자연 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창조주 하나님과 맺는 전면적 관계의 총체를 가리킬 것인데, 여기에서 돌봄과 책임을 주고받는 관계성을 되살리는 방향으로의 진전이 있도록 하는 것에 희년법이 갖는 현대적 의의가 있을 것이다. 희년법은 그 제정자와 수범자, 그리고 수범자 상호간의 ‘관계성’을 전제로, 공동체적 연대, 책임, 돌봄을 규범화 혹은 제도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비록 오늘날의 근대법이 그 전제에 있어서 희년법과 접점을 모색하기 어려울만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근대법에 정초한 이 시대의 병폐는 그 전제를 전복하는 것에서부터 치료가 모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기본소득 제도는 기존의 자본주의적 경제체제와 법체계가 갖는 근본적 한계에 도전하고 있기에, 그 상상력의 근본성과 개혁성에 있어서 희년법을 투영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즉, 기본소득 제도는 근대법에서 간과되고 있는 구성원간 공동체적 연대성, 그리고 전인류의 공유자산에 대한 소유권의 상대성을 제도적으로 복원하는 시도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토론과 고민의 가치가 충분하다 하겠다. 물론 기본소득의 도입에 있어서도, 희년법과 근대법 사이의 근본적 상이 혹은 충돌은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기본소득의 제도화는 노동의 권리와 의무를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의 법체계, 특히 사회복지체계와 정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기독교 윤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종교개혁자들의 노동윤리와도 긴장이 발생한다. 이 또한 희년법의 제도적 실천이 주는 어려움의 한 가지 양상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한 사회경제적 윤리 혹은 규범에 대한 철저한 연구, 동시에 이 시대의 본질과 구조에 대한 통찰을 지속적으로 추구함으로써, 기독교적 실천에 대한 방향성을 찾아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Today, we cannot but turn our eyes to the Jubilee law of the Bible as a source of inspiration for our society to face situations such as unemployment, debt, poverty, exploitation. However, I think it is time for us to find a way to implement the idea of ​​the Jubilee law in our laws and institutions more effectively and in a more adequate way by adopting a different approach from the past in applying this Jubilee law to reality. The norm-addressee of Jubilee law is limited to the Israelite covenant community, and the legitimacy and effect of the law is fully secured from the characteristics of the norm-maker and the norm-addressee, that i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God and the Israelite covenant community. In this respect, attempts to universalize the Jubilee law only in its content are bound to have limitations, and thus, the spirit of the Jubilee law can still be meaningful today, only when applying, in addition to its contents, the principles of relationship and community responsibility, which are the premise of this norm. The logical consequence of the earlier discussion of seeking the contact between the Jubilee law and modern law is that there is not much room for contact between the two. Rather, considering the message given to the world of today by the Jubilee Law, I think the contact is the “restoration of lost relationship”. The relationship will refer to the totality of the whole relationship that human beings make with other human beings, the family, the region, the nation, and various levels of community, nature, and ultimately Creator God. And there will be a modern significance of the Jubilee Law in making progress in the direction of reviving the relationship of care and responsibility. As the basic income system challenges the fundamental limitations of the existing capitalist economic system and legal system, it is obvious that it mirrors the Jubilee Law in terms of its fundamental and reformational character of imagination. In other words, the basic income system is likely to be an attempt to systematically restore the community solidarity among members law and the relativity of ownership to shared assets of human beings, making it worthy of discussion and reflection. Of course, in the introduction of basic income, the fundamental difference between the Jubilee Law and the Modern Law is obvious. Especially, the institutionalization of basic income does not keep pace with the existing legal system which has been established based on the rights and duties of ‘labor’, and furthermore, particularly with the work ethics of Christian Reformers that still have a profound influence to this day. This could also be a part of the difficulty of the institutional practice of the Jubilee Law. However, by thoroughly examining social and economic norms based on the Bible's genuine teachings, and by continuously seeking insights into the nature and structure of this era, I hope that we can find a direction for Christian pract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