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과거청산은 과거의 국가폭력에 대한 집단적 양심의 만회이자 공동체가 써내려가는 대하소설이다. 필자는 과거청산 운동과 규범의 내면화과정을 바흐친의 크로노토프로 해명한다. 한 사회가 과거사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는 집단적 의식의 흐름을 크로노토프로 규정하고, 이를 통해서 절대적인 법적 시간과 상대적인 정치적 도덕적 시간을 구분한다. 법은 양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을 따르지만 공동체는 질적이고 상대적인 시간을 살기 때문이다. 중대한 인권침해 앞에서 절대적 시간을 따르는 법은 상대적 시간에 기초한 정치적・역사적・도덕적 책임의 파고에 의해 전복된다. 사회대중이 특정한 과거사에 동시대성을 부여하면 과거사는 현재적 사건으로 전환되고 시정해야 할 부정의로 정치화된다. 과거사가 그러한 동시대성을 얻지 못하는 경우에는 말 그대로 역사적 탐구주제로 정리된다. 1945년 이후 국제인도법 및 국제인권법의 확산과 심화과정이 ‘뉘른베르크 크로노토프’라면, 9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의 과거청산은 ‘5.18 크로노토프’이다. 과거청산의 크로노토프 안에서는 휴머니티의 법이 기준이 되며, 심각한 인권침해사건들이 이 기준에 의해 인지되고 정립되며 고유한 크로노토프를 작동시킨다. 과거청산의 크로노토프들은 대화적이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경쟁하고 호응한다. 한 사회 안에는 청산과 해방의 크로노토프가 존재한다면, 이에 맞서 억압과 은폐의 크로노토프도 함께 작동한다. 그러나 과거청산의 거대한 크로노토프는 특수성과 보편성의 교차를 통해 작은 과거사들의 응축된 시간을 드러내면서 정의의 동력을 형성한다. 새로이 등장한 정의는 기존의 법들을 중단시키며 법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우회한다.


The author aims to clarify purging the past process in terms of Bakhtinian Chronotope. Chronotope as the stream of collective consciousness could give the framework of explaining and strengthening state responsibilities for historical injustices. The author defines the vertical-horizontal or synchronic-diachronic spread of transitional justice after the Nuremberg trials as ‘Nuremberg’s Chronotope’ and similar phenomena of Korea as ‘5.18 Kwangju’s Chronotope’. Under the global regime for the human rights protection, each community build up its own sensus communis juris, The sensus gives meaning to the serious human rights violations experienced in specific chronotopes and awakes adjacent chronotopes. This sharing of horizons occurs densely between communities, and also between individuals both in the same community, and belongs to different communities.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may be accepted, avoided or delayed as a reflection of the individuals’ or communities’ own maturity. As soon as historical injustices become aware as an issue of contemporaneity under the chronotope of humanity, the relative time of political and moral responsibilities suspends law’s absolute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