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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응답으로서 안식일의 신학적 의미에 주목한다. 특히 몰트만은 다양한 저술과 강연을 통해 자신의 메시아적 생태신학의 정점에 안식일의 자리를 마련해 주고자 한다. 몰트만은 기독교전통에서 간과되어 왔던 안식일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자 아브라함 헤쉘의 유대교적 통찰을 자신의 논의 속으로 끌어온다. 헤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성장한 미국 부르주아 사회를 상대로 안식일의 현대적 의미를 보여주고자 했다. 엿새 동안 인간은 기술 문명 속에서 끝없이 무엇인가를 제작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칠일이 되는 날 인간은 안식일 계명을 지킴으로써 하나님의 안식 속에서 살게 된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통해서 현대인은 기술 문명의 노예가 되지 않고 참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몰트만은 현대 기술문명의 자연환경 파괴에 대응하고자 안식일의 평화를 모든 창조를 아우르는 지평으로 확대한다. 안식일은 휴식하는 하나님, 창조세계와 축제를 즐기는 하나님이라는 대안적 하나님 상을 계시한다. 또한, 안식일은 인간론과 생태윤리의 중요한 신학적 요소로 휴식 을 제시한다. 즉 안식일의 휴식에 들어간 인간은 자연을 정복과 개발의 대상으로 환원하지 않고, 오히려 창조세계와 그 위에 내린 하나님의 축복 속에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끝으로 몰트만은 기독교의 주일과 안식일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주일이 가지는 메시아적 지평과 종말론적 지향성을 재발견한다. 하지만, 유대교 안식일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몰트만이 현대 사회의 도전에 대해 기독교적으로 고유한 답을 내리고 있는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결론은 유대교적 안식 개념과 기독교적 휴식 개념이 가지는 근원적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안식일을 기독교 생태신학의 왕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던 몰트만의 신학적 기획의 타당성과 적합성을 비판적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