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백석의 시는 남행 시초 편, 함주 시초편, 서행 시초 편 등 기행시임을 명시한 시편들 외에도, 대다수의 작품이 지방색과 풍물, 경치, 음식, 토속 정서 등을 묘사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그의 고향 정주(定州)를 포함해서 그가 거쳐 간 모든 장소에 대한 ‘체험의 기록’이 그의 시적 내부 공간 안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체험성’이 백석 시의 중요한 특징임은 분명하지만, 그 체험은 어떤 식으로든 미적으로 ‘양식화된’ 체험이라는 점에서 시인 백석의 고유한 개성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적 상상력이 투영된 독창적인 이미지에 의해서 ‘고유의 시적 공간’, 즉 ‘표상 공간’의 특징을 지닌다. ‘표상 공간’은 ‘특정한 장소’에 대해 시인의 정서와 상상력이 작동한 결과 생산된 것으로서 바슐라르에 따르면 이러한 표상 공간은 시인의 상상력에 의해 새롭게 ‘표상’됨으로써 실제의 ‘장소’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궁극적으로는 시를 읽는 이로 하여금 ‘원형적인 감각’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시화(詩化)된 ‘기억’의 장소가 된다고 한다. 기존의 백석 시에 대한 연구가 단순히 ‘기행시’로서 그 특징을 다루거나, 지리적 여행 체험에 주목하여 ‘향토성’이나 ‘시선의 모더니티’ 이상의 의미를 밝히지 못한 것은 이 점에서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고향 정주를 포함해서 백석이 다녔던 장소에 대한 체험의 기록이 그의 작품 속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백석의 시는 문학 지리학적인 관점에서 ‘장소성’ 혹은 표상 공간에 대한 연구대상으로 아주 적합하다. 특히, 1930년대에 백석의 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향토성/모더니티’ 논쟁은 백석 시의 장소성에 대한 규명을 통해서 좀 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체험성은 백석 시의 고유한 특성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의 시 연구에서 일정한 오해를 일으키는 요소이기도하다. 백석의 체험성은 감각성, 일상성과도 통하는 것으로 백석의 시가 아주 구체적인 일상적 체험을 그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체험은 그의 시 작품 속에서 ‘사실적 기록’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체험은 미적으로 ‘양식화된 체험’이며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투영된 고유한 시적 ‘표상 공간’ 안에서 의미화 된 체험이다. 백석의 시에서 시적 표상 공간과 장소성의 관계는 앙리 르페브르에 의해서 규정된 표상 공간의 규약(code)이 백석의 상상력에 의해서 새로운 장소성을 획득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런 방법에 착안하여 본고는 백석의 시를 음식, 인정, 사람, 이야기 등에 초점을 맞춰서 분석을 했고 그 결과 백석의 시적 표상 공간이 공동체적인 일체감을 지향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그의 시적 장소성은 다양한 장소를 시인이 실제로 이동할 경우에도 공통적인 ‘장소성’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시적 소재로서의 장소와 시인의 ‘상상하는 의식’이 ‘지향’하는 대상, 장소는 이 점에서 서로 다를 수 있다. 백석의 경우, 북관이나 만주 등을 기행하는 경우에도 그가 지향하는 장소성은 인정(人情)과 사람, 이야기가 살아 있으며 공동체적 연대가 존재하는 곳으로 표현된다. 이런 그의 장소성과 실제의 장소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 백석의 시는 이에 대한 독특한 대응의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백석은 ‘타지(他地)’에 여행을 할 경우에도 언제나 그 지역의 음식이나 인정, 사람, 이야기, 풍물 등에 깊은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그의 시적 특징은 그대로 그의 시적 표상 공간의 특징을 구성한다. 『사슴』에 수록된 유년의 기억을 다룬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백석이 명절, 친척, 이야기, 음식 등 공동체적 풍요와 충만함 속에 자신의 ‘정신적 원형’을 설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충만한 세계에 대한 기억은 그가 머무는 모든 ‘장소’에 대해 자신의 ‘장소 정체성’을 투영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백석의 시적 장소성은 이 점에서 실제의 장소와 무관한 ‘시적 표상 공간’의 공통성 속에 존재한다. 바로, 인정, 풍물, 사람, 이야기, 공동체적 충만함이 있는 세계에 대한 지향이 그것이다. 이런 지향과 실제의 ‘장소’가 부합되지 않을 경우, 백석은 자신의 표상 공간의 특징을 다시 한 번 보여 주는데, 그것은 국경, 민족, 시간을 넘어서 자신과의 연대가 가능한 어떤 요소를 발견하고 시화하는 상상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고독, 소외 등 공동체적 충일감으로부터 떨어질 경우 백석은 자신의 작품 안에 과거적인 존재를 비롯해서 자신과의 연대나 동일화가 가능한 인물, 이야기 등을 끌어들여 자신을 위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기법은 ‘낭만적 아이러니’의 전형적인 유형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장소성’, ‘시적 표상 공간이 시인의 의식적 지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In general, there are some different things between space and place, but the concept is not used well organized. This study researches the method of organized concept of space and place. Sometimes space is regarded as a condition of transcendental cognition, but space is not physical and transcendental thing. This is the concept possessed in common with members of a society. It is a important prerequisite for understanding on ways of thinking and acts, methods of life. Baek-seok's poems mostly described locality, local scene and landscapes, local foods, local customary emotion including poems on travel. So, including Jung-Ju(定州), his hometown, he makes some records in his works on places that he has visited. This records have a feature of represent space. This represent space is produced by working of the poet's emotion and imagine on special place. In this point, Baek-seok's poems is appropriate to the object for study on place and represent place in a literary geographic viewpoint. In this study, I analyzed Baek-seok's poems with focus on food, human feeling(in-jung, 人情), people, life story. etc. As a result, I have known that Baek-seok’s represent space in his poems has some features aims to feeling of community. Especially, his place nature keep up the common nature even tough, in case, this poet move to many place and write poems. In this point, the place as a poetic material is different to the place which a poet's imaginary consciousness aims to. In this case, Baek-seok used a method that he was looking for something to make some solidarity with himself beyond borders, nation,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