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본고는 브루시히의 소설 『존넨알레』에서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구서독의 문화를 중심으로 서구문화가 구동독의 청소년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를 고찰하면서 구동독과 구서독의 문화 간의 혼종성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호미 바바의 개념에 입각하여 고찰한다. 나아가 이러한 혼종성의 묘사가 통일된 독일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연구한다. 서독의 문화는 동독에서 자유, 독립, 자신감,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동독인, 특히 청소년들의 삶의 양식과 자세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한편 동독에 대한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서독인들은 풍자적으로 묘사된다. 구동독 청소년들이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상상하고 재해석한 서독의 문화는 동독의 불만스러운 사회현실에 대한 대안문화로서 청소년들이 체제에 저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럼으로써 국경지대의 문화적 혼종성은 미래에 동독인들이 체제를 전복시키고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하나의 잠재적인 힘으로 표현된다. 동서독 문화의 혼종성은 호미 바바의 이론처럼 지배계급의 고정된 인식체계와 권력관계를 해체하면서 권위를 무너뜨리고, 과거와 현재의 욕구에서 생성된 사이공간적 미래를 개척해 나가게 한다. 통독 후 생성된 오스탈기 현상으로 해석되는, 이 소설에서 표현된 의도적인 과거의 미화는 통일로 인해 상실감을 안고 있는 구동독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노력이라고 이해되어서 아직도 동서독인들 간의 정서적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여전이 존재하는 동서독 문화의 혼종성 속에서의 동독의 과거에 대한 논의는 통일된 독일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