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사진, 영화 매체와 기억의 관계에 대한 앙리 베르그송과 질 들뢰즈의 철학적 담론, 그리고 프리드리히 키틀러와 폴 비릴리오를 비롯한 매체이론가들의 담론은 사진과 영화 매체의 발명이 근대인의 기억 형식 자체를 구조화했음을 시사한다. 2차대전에 대한 개인적 기억의 문제를 다룬 알랭 래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과 여행과 연애를 둘러싼 개인적 기억의 문제를 다룬 홍상수의 <하하하>는, 사진 매체가 지닌 과거적 사실화와 탈현재화 기능을 영화 형식 속에 전용하여 영화적 현재성과 충돌 또는 중첩시키는 각각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히로시마 내 사랑>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기록사진과 다큐 필름, 두 주인공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 등을 교차 편집함으로써 동일한 역사적 사건을 겪은 두 개인의 서로 다른 기억이 충돌·반전되는 히로시마/느베르라는 새로운 기억의 시공간을 구성한다. <하하하>의 경우, 사진적 과거성과 영화적 현재성이라는 기존 문법을 도치시키고, 여행과 연애라는 일상적 사건을 둘러싼 서로 다른 개인들의 엇비슷한 기억들을 중첩시키는 방법론을 통해 서울∩통영이라는 새로운 기억의 시공간을 구성한다. 사진과 영화의 상호매체적 구성을 통해서, 두 작품은 공식 기억의 경계를 이탈하여 부유하는 개인들의 다양한 기억들에 새로운 시공간 형식들을 부여하고, 과거 대상의 재현에 구속되어 오던 기존의 기억 개념을 ‘구성 가능한 기억’ 개념으로 전환시킨다.


This study focuses on the methodological construction of individual memories in Alain Renais's Hiroshima Mon Amour and Sang Soo Hong's Hahaha, on the theoretical hypothesis that memory has deep relations with the formal characteristics of media. In its medial property, photography fixes experiential time into instant images, and film makes every tense into the present. But appropriating photographic media and the technique of montage, Renais and Hong deconstructed the limit of traditional grammar of film, and then created new concept of memory. Their new concepts of memory can be considered as the alternative and artistic response to the age of digital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