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발터 벤야민은 1927년경부터 파리 파사주를 연구 주제로 삼아 역사주의의 신화와 진보적 서사 논리를 ‘이미지’(특히 영화적 이미지)들로써 해체시키고 재구성하는 실험을 시도한 바 있다. 19세기 유개 파사주를 통해 모더니티의 원역사(原歷史)를 드러내고자 한 미완의 이 ‘파사주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불완전한 형태로나마 그 궤적과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 기존 서사 관습 속에서 도저히 드러내기 어려운 진정한 ‘현실’을 부각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는 고고학자처럼 혹은 다큐멘터리를 찍는 사람처럼 다각도로 수집ㆍ발굴한 일상의 유물 이미지들을 영화적인 충격 몽타주의 인지 원리에 따라 구성하고자 했다. 파사주라는 건축물, 그리고 그 상업적, 시각적 콘텐츠들은 서구의 근대 뿐 아니라 그 영향권 하에 있는 오늘의 현대 도시들을 읽는 하나의 원형(ur-form)적 화석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 관점에서, 연구자는 우선, 파리 파사주에 대한 보다 정확한 개념과 역사적 맥락을 짚어보고자 했다. 다음으로, 벤야민이 시도한 파사주 프로젝트에서 드러나 보이는 영화의 두 층위(잠든 의식을 깨우는 혁신적 대중매체로서의 영화와 환각의 매체로서의 판타스마고리아와 파노라마, 달리 말해 역사적 방법론으로서의 영화와 시각문화로서의 영화)를 염두에 두고, 본래의 취지대로 근대 건축과 영화, 역사적 전망의 동시다발적인 관계를 생각해보고자 하였다. 특히 파사주 데 파노라마와 같은 건축물은 그 자체 모더니티의 환각 기제로 작동하는 거대한 매직 랜턴이며 19세기 파리 특유의 공간을 압축한다는 점에서 주목해보았다.


Walter Benjamin tried to make a "Copernican revolution" in the humanities through his Passagen-Werk. He attempts to put into practice historical writing through "images", completely different from linear narrative logic. With the intention of disproving the illusion of human progress, he adheres to cinematic cognitive principles of montage. For him, the ordinary space and things, and each and every trace are so valuable images to compose. To recover the true face of human history overshadowed by mythical aura, he uses cinema as a means of excavating the authentic aspects of the past life. Benjamin, the new flaneur, relies on haptic or tactile ability to overcome modern optical hegemony. He captures detailed traces of passages like shooting an urban documentary. Benjamin has historical phenomena "speak for themselves" only with the montage of fragmented images. He adopts 'cinema' as a new way to look at ur-form of the modern city, and simultaneously, criticizes the nineteenth-century visual culture, phantasmagoria and panorama. This study including his media theory cannot be separable from reflections on the urban modernity. In his Project, Benjamin prefigured postmodern writing where subjective human voices are deconstru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