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유교는 중국, 조선, 일본의 역사적ㆍ사회적 현실 속에서 각각 독자적 형태로 정착․전개되어 왔다. 따라서 이러한 역사적ㆍ사회적 배경을 무시한 상태에서는 그 실태를 충분히 해명할 수 없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동시에 유교는 지역과 역사성을 초월하여 동아시아 지식인들에게 공통되는 사고의 틀을 제공했다. 그 중 주요한 한 가지가 ‘마음(心)’과 그 수양법에 관한 언설이다. 이를 ‘심법(心法)’론이라 한다. 하지만 이 ‘심법’론은, 눈이 눈 자신을 보는 것이 불가능한 것과 같이, 마음으로 마음을 통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라는 아포리아를 만들어낸다. 본 논문은 이 난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하려 했는가에 대해 18세기 조선의 유자 다산 정약용과 에도시기 일본의 유자 히로세 탄소를 중심으로 고찰한 것이다. 다산과 탄소가 심법론을 극복하고자 노력과 결과 찾아낸 것은 인격신적 초월자로서의 ‘하늘(天)’ 개념이었다. 바야흐로 이제는 한 나라의 사상사를 넘어 동아시아 사상사라는 공통의 무대에서 자국의 사상사를 재인식하는 단계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