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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다루는 조정은 행정법 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의 해결을 위한 것이다. 한국의 행정법은 종래 “행정에 관한 국내 공법”이라고 다수의 학자에 의하여 정의되어 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법 관계에서의 조정의 대상이 되는 사안에는 사인의 이해만이 아니라 공익(public interest)이 걸리게 된다. 그러므로 행정법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조정은 사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시민들 사이의 조정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조정이 양당사자 간의 상호양보에 의한 합의 과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의 법적인 효력 또한 일정하지 않을 것이다. 즉, 분쟁의 쌍방 당사자들은 조정의 내용만이 아니라 조정의 법적인 효력에 대해서도 서로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즉, 당사자들은 조정을 단순한 합의도달이라는 사실상의 상태에 둘 수도 있고, 조정에 의하여 도달된 결과에 대하여 서로 다른 태도를 취할 수 없도록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후자의 방법은 분쟁의 당사자들이 마치 스스로를 국가의 재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이 양자 간의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조정의 효력에 관한 스펙트럼이 존재할 수 있다. 가령 조정을 통하여 도달된 결정에 대하여 우선은 사실적인 효과를 부여하되, 일정한 시간의 경과를 조건으로 하거나, 혹은 조정에 의하여 결정된 내용의 이행을 조건으로 하여 법적으로도 최종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글은 행정법 관계에서 조정에 대하여 어떤 법적인 효력을 부여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에 관한 필자의 견해를 제시함을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조정은 당사자의 교섭을 바탕으로 판결에 이르지 않고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을 제공한다. 조정은 협상과 중재의 중간적인 위치에서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원만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조정에는 법원이 주도하는 유형,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유형 그리고 민간이 주도하는 유형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다. 조정이 가지는 장점은 조정의 이용을 활성화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조정은 신속하며, 저렴하고, 유연한 이해조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조정의 특성이 조정을 가능하게 할 뿐만이 아니라 분쟁의 조속한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한국법상 조정의 법적인 효력에 대하여 당사자간의 합의로 보는 유형과 재판상의 화해로 보는 유형이 병존하고 있다. 재판상의 화해로 인정되면 일반적인 법적 효과 이외에 기판력과 같은 강력한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 재판상의 조정 혹은 법원주도의 조정은 재판대체적인 기능을 하기 때문에 그 법적 효과도 판결과 유사한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 주도형 조정에 판결과 같은 강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것은 조정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 조정을 주도하는 조정인의 중립성, 공정성이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당사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 있지 아니한 상황에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그리고 법적으로 강한 효력을 부여한다고 해서 조정된 내용의 이행을 촉진한다는 증거는 없다. 모든 점을 고려할 때 행정기관 주도의 조정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합의와 같은 정도의 법적 효과를 부여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