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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세계에서의 근대성 논의의 한 특징은 이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에게 근대성이라는 것이 상대적으로 명백한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근대성은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로서보다는 근대 서구 사회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주체의 산물로서 간주되었던 것이다. 이슬람과 근대성의 관계에서 중요한 또 다른 점은 이슬람이 이 서구 및 서구의 근대성에 대응할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져왔다는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19세기 말 이슬람 개혁주의에서 20세기 말 이슬람주의로 이어지는 이슬람 세계의 사상사, 그리고 이슬람과 근대성에 관한 논의의 핵심 주제인 ‘이슬람의 정치와 종교’를 통해 근대성과 세계에 대한 이슬람 세계의 대응의 역사가 무엇보다도 서구와의 관계의 역사였음을 보이고자 한다. 우리는 본 연구를 통해 다음의 점을 알 수 있다. 첫째, 근대성에 대한 이슬람 세계 고유의 대응 방식, 즉 이슬람과 기독교 서구라는 대립 쌍을 통한 근대성의 사유, 그리고 주로 정체성 논의의 형태를 띠는 근대성 논의는 서구와의 특수한 관계, 그리고 그 산물인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으로 설명될 수 있다. 둘째, 우리와 세계가 최근 목격하고 있는 이슬람 세계의 정치와 종교의 관계는 종교로서의 이슬람에 고유한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기반을 둔 것이면서도 보다 직접적으로는 서구와의 관계의 역사가 낳은 근대적 산물이다. 이슬람의 정치 도구화는 서구 지배 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셋째, 현대에 들어 서유럽과 미국은 종교 중심의 지역 질서를 형성하는 식으로 아랍 세계 등 이슬람 세계와 관계를 맺게 되었고 이런 의미에서 이슬람주의의 부상은 많은 부분 미국과 서유럽의 작품이었다.


One of the characteristics of the debates on modernity in Islamic World is that modernity is taken as something relatively obvious. In this region, the concept of modernity is perceived as a product of concrete historical subject called modern Western society rather than as an abstract and universal principle. Another characteristic of the relation between Islam and modernity refers to the fact that Islam is regarded as the most important resource capable of coping with the West and its modernity. Based on this premise, this paper examines the history of Islamic thoughts ranging from Islamic Reformism born in the late 19th century to Islamism risen up in the late 20th century, and does the relation between religion and politics in the Islamic World which has been a main theme in the debates on islam and modernity. This paper finds that the principal Islamic thoughts have been commonly focused on the question of identity, and we can explain it by a unique relation between the Orient and Europe. We can also realize that the radical ideologies supposed to oppose the occidental imperialism, including Islamism are largely conditioned by the West and its strategy of domi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