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미국에서 시작된 문학 정전에 대한 논의는 20 여 년 후 유럽으로 건너왔으며 이어 독일에도 상륙했다. 특히 5년 전쯤 이른바 PISA 연구에서 독일 고등학생들이 실망스런 결과를 보이자 여러 작품들의 이름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적극적이고 능력 있는 독서가들은 학생들이 읽거나 알고 있어야 할 작품들을 일러주는 조언가 역할을 해야 했다. 문학 평론가 마르첼 라이히-라니츠키가 제시한 “정전”은 미디어를 통해 큰 주목을 받았으며 그의 의견이 관철될지의 여부는 여전히 관심거리로 남아있다. 필자는 본 원고를 통해 문학 정전이 형성되는 방식과 정전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제기하려 한다. 정전이 정전에 부과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과연 적합한 일인가? 여기에 심각한 실수가 있지는 않은가? 정전 선택에 다소간 편파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더불어 정전을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 역시 미디어 세계라는 오늘날의 상황이나 여기에 대응하는 사회 형태의 측면에서 볼 때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획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가 던질 수 있는 물음은 물론 한가지이다. 선동된 정전을 수단으로 하여 반동적이고, 제한적이며, 잘못된 비학문적 사고가 이미 침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자주적인 독자라면 이런 사고에서 응당 거리를 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