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및 맺음말DJ 정부 이후 국민연금제도를 포함한 사회정책 영역에서는 다른 영역에 비해 신자유주의적 논리와 공세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IMF나 세계은행, 이에 동조하는 국내 신자유주의적 엘리트(경제전문가와 관료), 복지부담을 줄이려는 재계 등이 포진해 있어 사회복지의 확대 및 내실 강화가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 노동계, 복지관련 시민운동단체, 사회정책관료 등이 연대하여 사회정책과 복지 분야에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일정하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었다. 2006년 말 현재 국민연금은 가입자 수 1,774만 명, 연금적립금규모 189.4조 원, 주식투자금액 20조 등에 이르는 세계 거대 연기금 중의 하나이다. 2006년 말 국민연금개혁안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여율인상과 급여율 인하 결정이 통과되어 장기재정안정성의 측면에서 숨통이 트였지만 기여율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국민연금제도가 국민들의 노후생활 보장의 기본 축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극히 낮다. 이런 여건에서 향후 급속히 늘어날 국민연금 적립금의 운용이 아주 중요해진다. 특히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적립금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민연금 적립금 운용에서 지금보다는 훨씬 더 큰 리스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국민연금 적립금의 운용과 관련된 기금운용체계가 극히 취약하다. 기금운용과 관련하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 비추어 볼 때 현행 기금운용위원회의 조직위상과 인적 구성으로는 기금운용위원회 본연의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세계은행 등 신자유주의세력들은 공적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 이사회 내지 수탁자 이사회가 CPPIB처럼 민간금융전문가로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즉 정부 관료의 배제와 가입자대표를 배제함으로써 기금운용에 금융수익성 극대화 =투자포트폴리오가치의 극대화= 주주가치극대화 이외에 어떤 다른 논리도 끼어들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소위 신자유주의적 금융화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럼으로써 사회보장제도에 금융수익성 논리가 더 깊숙이 각인될 것이며 극단적인 경우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인 국민연금이 금융투기의 주역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의 경우 한국을 자산운용업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금융허브로 육성·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에 따라 정부는 외환보유액의 운용이나 국민연금 적립금 운용에 더 적극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외환보유액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가 2005년 7월 1일에 출범하였으며 조만간 국민연금적립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국민연금투자공사(가칭)가 설립될 예정이다. 실제 한국투자공사의 경우 정부 관료의 입김이 절대적이며 특히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에 해당되는 운영위원회가 완전히 재경부의 통제 하에 들어가 있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의 경우 현재까지 사용자대표, 노조대표, 시민단체 대표, 지역가입자 대표 등 비교적 가입자의 이해를 최대한 반영하고 있지만 이 구도마저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에 와 있다. 정부와 여당은 기금운용과 관련해 캐나다의 CPPIB와 달리 정부 관료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민간자산운용업계가 정부 관료를 감시·견제하기를 기대하기는 무리이며 노조대표와 시민단체, 지역가입자대표는 적어도 절차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해 발언하고 감시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가입자 대표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양대 노총마저 전문 인력의 부족과 관심의 결여로 기금운용에 실체적인 발언권과 감시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대표나 시민단체가 기금운용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기금운용과 관련한 주요결정에서 주변화 될수록 사회적 연대와 세대 간 연대의 기반이 더 약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에서는 금융수익성 논리=포트폴리오가치의 극대화=주주가치의 극대화 논리가 더 강하게 관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2007년 1월 29일 접수, 2007년 2월 15일 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