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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민속을 매개로 굿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지화의 조형적공예적 측면의 연구를 넘어서 문화 행위체계로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의례의 보조물이나 굿당 장식품으로만 설명한다면, 물질문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글은 지화의 조형적인 측면보다는 무의례와 관련된 지화의 상징적 의미, 무집단간 지화의 전승과 교류, 일생의례에 차용된 지화, 별신굿에서의 지화의 활용과 경제적 효용성 등에 대해 살펴본다.지화는 굿당 자체가 의례의 신성한 공간으로 변모하게 하는 장치이다. 신성성의 부여는 무당이 행하는 의례행위보다 시각적인 장식이 오히려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의례행위 속에 적절하게 결합시킴으로써 의례적 공간의 신성성을 더욱더 배가시킨다. 의례적 표현을 통해 지화의 상징적 의미가 드러나는 것이다.무집단간의 교류와 접촉을 통해 의례의 학습이 이루어진다. 학습을 통해 수용된 문화가 다시 변용되는 현상을 지화를 통해 볼 수 있다. 또한 무당들의 지화는 무의례 뿐만 아니라 혼례나 장례 등에서도 활용되었으나, 전문화된 예식장이나 장례식장이 생기고부터 점차 명맥을 잃어갔다.동해안의 지화는 불교의례의 차용과 융화를 통해 굿당을 가일층 성스러운 공간으로 전환되게 하였다. 또한 오구굿 속에서 전승되던 지화를 무의례 전반으로 확산시켰다. 동해안 지역 지화가 현재까지 전승되는 이유는 지화를 사용하는 오구굿이 존속되고 별신굿이나 새로운 무의례의 수요를 창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