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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에 의해 제작된 필사본은 사설의 학습과 교육 또는 기억의 보조수단으로 이용된다. 이 글에서는 필사본의 전형이 비교적 완벽하게 채록되어있는 자료를 중심으로 필사본의 존재양상과 기능적 특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필사본 이본의 분석을 통해 살필 수 있었던 것은 필사자의 지역무계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무권역이나 무집단, 또는 시대별로 나타나는 필사본의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났다.박주원의 염불책과 이옥분 소장본은 동해안 무가 중에 가장 이른 시기에 필사된 것이다. 두 이본에는 부산경남과 경북으로 지역적 편차가 존재하고 다수의 불경과 불교가사가 포함되었다. 불경이나 불교가사가 무의례에서 구연된 배경에는 무불이 융합된 종교문화적 전통이 자리하고 있다.김창수본에는 다수의 불경과 불교가사가 생략되었으나, 불교의 교의를 설명하는 방식인 ‘-설법’, 불경을 뜻하는 ‘-법문’을 써서 불교적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작자의 창조적 능력에 따라 임의로 한시의 시구를 인용하여 제목에 명기하였다.강릉단오제무가에는 연행과 관련된 제차, 무악, 의상 및 소도구, 악기, 소요시간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었다. 현재 사용하지 않은 무복과 무구가 활용되었고, 현재 행하는 심청굿 거리가 제외되어 있었다. 강릉단오제무가를 통해 1966년 이전 강릉단오굿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정무록(正巫錄)과 김용업본은 개별 제차별로 잘 기술되어있는 강릉단오제무가 보다도 훨씬 풍부한 무가를 수록하고 있다. 박주원의 염불책과 이옥분 소장본이 불경이나 불교가사를 독립하여 기록한 것에 반해, 정무록(正巫錄)은 불경을 무가의 중간이나 끝에 삽입하여 기술하여 굿거리의 완성도를 높였다.김장길본과 김명대본은 가장 최근에 필사된 것이다. 김장길본은 다른 무집단이던 김용업의 정무록(正巫錄)과 동일한 사설을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사설이 쓰이기도 했다. 김명대본의 경우에는 김장길본과 정무록(正巫錄)의 사설을 굿거리에 따라 취합했다.필사본은 현행 의식자료로서 중요하다. 연행본과 달리 굿거리 구조 형성에 치중한다. 연행본의 모본이 되기도 하고, 굿을 배우는 사람에게는 구연대본이 되기도 한다. 비록 필사본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다양한 구술적 속성이 반영되어 있으며, 구연의 현장성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무당들에게 있어 연행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기억의 유지와 저장을 보조해주는 장치로써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