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송대에 문치주의 정책과 과거제를 통해 등장한 사대부들은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사명의식, 천하를 천자와 함께 다스린다는 천하공치의식(天下共治意識), 계왕개래(繼往開來)의 이학적 도통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주체적 역량을 펼치고자 하였다. 이들은 강한 자아의식과 현실적지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송대의 사상과 학문을 주도하였고 시문과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 이를 통해 그들의 역량을 펼치고자 하였다. 서예도 그들의 주관심 분야의 하나였다. 소식황정견미불의 서예 비평은 공통적인 지향을 가지면서 각각의 차이점을 보였다. 소식과 미불은 그것을 의취(意趣)로 강조하였고, 황정견은 운(韻)으로 표현하였으며. 미불은 또한 팔면의식(八面意識)에서 부정형(不定形) 서예를 통해 자유로운 서예의식을 강조하는 등 각각 상의적 서예비판을 하였다. 이러한 소황미의 비평은 종래에 비하여 몇 가지 특성을 보여 주었다. 우선 비평용어나 개념을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 바꾸었고, 다음에 전주기(篆氣)를 강조하여 선진시기의 서예에서 새로운 고법기준(古法基準)을 찾았다. 그리고 이왕(二王 왕희지와 왕헌지 부자)을 추존하면서 또한 극복의 대상으로 삼는 탈이왕의식(脫二王意識)을 가졌다. 다음에 이들은 새로운 서통의식(書統意識)을 가졌는데 상의적인 전통성과 이념성에 잘 부합되는 장욱(생몰연도 미상. 당 현종 때 활동)이나 안진경과 양응식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소황미의 상의적 서예 비판은 고려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려 문인들 중에서 임춘(고려 인종~명종 때 활동)의 서상기인론(書象其人論)과, 이인로의 서지이일론(書之理一論)의 비평의식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규보(1168~1241)는 상의적 관점에서 신품사현의 서예의 다양한 특성을 논의하였다. 이러한 요소들은 송대 상의적 비평의식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따라서 송대 문화의 생동성을 보여 주는 상의(尙意)라는 개념은 역사성을 가지면서 전통에 대한 재해석과 예술적 일탈, 그들의 이념적 지향 등을 통해 새롭게 승화시킬 수 있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