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이 논문은 현대 세계의 일상성을 구성하는 가장 유력한 요인들 중 하나인 경제적 합리성의 헤게모니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준거하여, 순수한 경제적 동기들로 환원될 수 없는 이른바 ‘좋은 삶’(good life)의 상호 주관적 가능 조건을 정치철학적으로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은 모색의 출발점으로서 논자는 우선 최근 수십 년간 이른바 ‘자유주의 대 공동체주의’ 논쟁의 지형도 안에서 전개되어 온 영미 정치철학계의 좋은 삶에 관한 논의들을 간략히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논자는 궁극적으로 ‘자유주의 대 공동체주의’라는 상투적인 대결 구도와 거기에 함축된 ‘권리 대 공동선’이라는 가치의 양자택일적 대비가 다소 작위적이고 허구적인 것임을 밝혀내는 한편, 좋은 삶에 대한 전망들은 상호 주관적으로 승인된 정의의 토대 위에서 다원적으로 연출되는 드라마들이라는 정치철학적 입장을 옹호하려고 시도한다. 여기에서 관건이 되는 문제는 개인들의 자율적인 자기실현이라는 이상이 호모에코노미쿠스들의 무정부주의에 경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상호 주관적 도덕성의 정치적인 매개체가 어떻게 확보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논자는 그러한 상호 주관성의 차원이 존재론적으로 개인들의 상위에 있는 어떤 실체적인 권위에 의해서 확보된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율적인 개인들의 수평적 상호 인정에 기초한 ‘개체성의 초월’에 의해서 담보된다는 생각을 개진해 보려고 한다. 또한 논자가 보기에 지난 수십 년간 존 롤스(John Rawls)와 그의 정의관에 공감하는 철학자들이 이끌어 온 자유주의적 정치철학의 한 전통은 그와 같은 개체성의 초월에 대한 규범적인 요구를 정치철학적으로 정식화한 하나의 적실하고도 합당한 실례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The intersubjective condition of possibility 0f 'good life':Seeking an alternative to the lifestyle of homo economicusSo, Byung-chulThe aim of this paper is to seek the intersubjective condition of possibility of so-called 'good life' which cannot be reduced to mere economic motives, according to my own critical perspective of the hegemony of economic rationality, the most influential one of the factors which form the dailiness of modern world. To start with, I will critically examine the Western political-philosophical debates upon good life, which have been developed in the form of 'liberalism vs. communitarianism' over recent several decades. Hereby I will make clear that the conventional composition of confrontation of 'liberalism vs. communitarianism' or the alternative contrast of value of 'right vs. common good' is somewhat artificial and fictional, and then defend the political-philosophical position that the visions of good life are plurally directed dramas on the basis of intersubjectively recognized justice. At this point, the core question is how the political medium of the intersubjective morality can be secured, which will prevent the modern ideal of the autonomous self-realization of individuals from degenerating into the anarchism of homo economicus. Hereupon I will set forth the view that such a dimension of intersubjectivity is not secured by a substantial authority which ontologically outranks individuals, but by the 'transcendence of individuality' based on the horizontal mutual respect of autonomous individuals. And what is more, a tradition of the liberal political philosophy, which John Rawls and his followers have led over recent several decades, gives us an apt and reasonable instance of the political-philosophical formulation of such a normative demand for the transcendence of individ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