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극본 〈유령탑을 나오며〉는 바이웨이(1884-1987)의 대표작이다. 본문에서는 바이웨이의 삶에 나타난 비극성을 그녀 삶의 원형으로 해석한 뒤 사랑과 죽음의 갈등의 시각에서 작품을 분석하였다. 바이웨이를 비롯한 당시 중국 젊은이들에게 사랑에 대한 추구는 곧 삶에 대한 추구를 의미했으므로, 사랑과 죽음의 갈등은 이후 삶과 죽음의 싸움으로 변모하였지만 그녀는 절망적인 반항의 길을 선택하였다. 그녀에게 혁명도 사랑과 죽음의 갈등이란 허무구도를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1장에서는 바이웨이의 비극적 삶과 유미주의의 영향관계 속에 숨겨진 비극성을 살펴보았고, 2장에서는 유령탑으로 상징되는 부권제 사회 속에서 청춘남녀들이 받은 박해와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좌절되어 가는지 살펴보았다. 여주인공 위에린은 사랑을 추구했지만 아버지 롱성이 있는 한 그녀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를 살해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추구하고자 했다. 3장에서는 사랑과 죽음의 구도가 삶과 죽음의 싸움으로 치환되면서 위에린이 어머니 수선과 함께 아버지에 저항하며 어머니 품에 안겨 죽음을 맞게 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그녀는 악의 화신 아버지 롱성을 죽임으로써 정신적으로는 유령탑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살아서 유령탑을 나오지 못함으로써 그녀 역시 부권제 사회에 희생된다. 바이웨이는 여성의 시각에서 유령탑으로 상징되는 부권제 사회 속에서 박해받는 여성이 어떻게 유령탑을 부수어 가는가를 중점적으로 그려가고 있다. 이 극은 유미주의에서 현실주의로 넘어가는 경계선에 놓인 작품으로, 천다베이의 〈미스 여우란〉의 영향을 받아 차오위의 〈뇌우〉에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