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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나 아렌트의 평범한 악 개념이 갖는 정치철학적 함축을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렌트는 나치스에 의한 유대인의 학살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가리키며 절대악과 근본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다가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한 뒤 악의 평범성을 주장하기에 이른다. 아렌트의 언어 사용에 나타난 문제와 관련하여 번슈타인은 아렌트가 사용한 이들 개념의 양립 가능성을 주장한다. 필자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만,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악의 평범성 개념이 아렌트 정치철학의 발전에 있어 개념적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며, 나아가 어떻게 구조적으로 그 같은 역할을 하는지를 밝힌다. 윤리적, 정치적 책임의 소재 확인을 가능하게 하는 악의 평범성 개념의 역할은 무사유적 행위자에게 그로 말미암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The article has as its aim an explanation of an politico-philosophical implication of Hannah Arendt's concept of the banality of evil. To denote the unprecedented crime, Holocaust, of Nazis Arendt uses “the absolute evil” and “the radical evil” in her early writings, and “the banality of evil” in Eichmann in Jerusalem. Regarding her confusing use of those concepts Richard J. Bernstein argues that those concepts are compatible to each other. I agree to his view, but it is not enough to show Arendt's original insight for which we need to show how the concept of the banal evil works as a stepping stone in the development of her thought. With the banality of evil, Arendt could answer to the question how we can ask the due responsibility of thoughtless political ac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