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우리 나라에서 1980년대 이후 프로스포츠가 발달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거대한 사업영역이 되었다. 이에 따라 법적 분쟁도 빈발하고 있으나, 그 분쟁양상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04년 6월 24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은 운동선수와 프로스포츠 선수단 사이의 선수계약에 관한 중요한 판결이다. 축구선수인 피고와 원고 축구단과 사이에 입단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의 해외 진출과 그후의 복귀에 관한 약정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피고가 위 약정에 따르지 않자, 원고 축구단이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은 피고가 국내에 복귀하면서 원고와 복귀에 따른 협상을 하지 않은채 다른 축구단에 입단한 것은 원고와의 구단복귀 약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피고는 그 위반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진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원심판결과 대법원 판결은 손해액을 산정하는 근거를 다르게 보고 있다. 즉, 원심판결은 그 손해액에 대한 입증이 대단히 곤란하여 이를 확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위자료의 보완적 기능을 빌어 피고에 대하여 위자료의 지급으로서 원고의 손해를 전보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복귀 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를 재산적 손해로 보면서 이를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손해액을 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입증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고려하여 손해액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 판결의 사안을 보면 재산적 손해와 비재산적 손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엄밀하게 구분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종래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엄밀하게 구분하여 소송물을 정하는 ‘손해 3분설’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프로스포츠 운동선수계약은 고용계약 또는 근로계약의 일종이다. 따라서 계약법의 일반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그런데 운동선수가 교섭력이 약하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계약의 해석이나 내용통제를 통하여 운동선수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약관에 의하여 선수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항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스포츠 선수계약에 관한 개별적인 사례를 종합하여 스포츠 선수계약의 실태를 분석하고, 선수단과 운동선수들이 공평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함으로써 불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