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최근에 전세계적으로 시장과 국가의 관계에서 뚜렷한 경향이 되고 있는 변화는 탈규제와 民營化로 집약된다.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그동안 보편적 역무의 제공에 관한 기본 방식의 변화도 불가피한 것이 되고 있다. 즉, 과거 국가 주도하에서 운영되어 왔던 산업이 경쟁적인 구조로 전환하였을 때, 이에 상응하는 보편적 역무의 제공방식이 제시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하여 유사한 과정을 거친 외국의 비교법적 검토의 필요성이 크다 할 것이다. 보편적 역무가 최초로 문제가 되었던 것은 20세기 초 미국의 통신산업이다. 1934년 제정된 미국의 통신법은 동개념을 승인하면서, 보편적 역무의 제공을 규범적으로 뒷받침하였다. 그러나 미국 통신산업이 경쟁적인 구조로 전환된 이후에 과거 통신법에 의한 보편적 역무의 제공은 충돌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에 1996년 미국의 개정 통신법은 보편적 역무의 필요성은 긍정하면서도, 운영방식을 친경쟁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보편적 역무의 제공방식을 제시하였다. 즉, 개정 통신법은 보편적 역무의 내용이나 제공사업자의 지정 그리고 보편적 역무에 제공에 대한 보상체계를 비용기초적이면서 또한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규정하였다. 한편, 유럽에서도 미국의 영향하에 보편적 역무에 관한 지침이 제정되었다. 동 지침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경쟁적인 통신시장의 구조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보편적 역무의 제공과 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제정되었으며, 또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최종 소비자의 권리를 실현하는 관점에서 보편적 역무를 체계화한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영향 하에 우리 나라의 전기통신사업법도 제3조의 2에서 보편적 역무에 관한 규정을 도입하였으며, 동법시행령과 시행규칙 그리고 관련 부분에 관한 고시를 통하여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점과 개선점이 지적될 수 있다. 우선 미국과 유럽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통신산업의 영역에서 보편적 역무의 실현은 여전히 추구되어야 할 정책적 과제에 해당하지만, 이러한 정책추구가 시장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고, 경쟁구조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보편적 역무의 제공이나 이에 대한 보상이 개방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삶의 영위에 필수적인 서비스의 수요에 관한 소비자의 기본권적 권리는 보편적 역무의 법리적 출발점에 해당한다는 점도 간과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소비자를 단순히 보호대상으로서 고려할 것이 아니라, 보편적 역무를 향유할 권리를 보유한 주체로서 이해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