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이 글은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농업 내외부문에서의 전지구화 추세와 그에 따른 일본 정부의 개방농정체제로의 전면적인 전환,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 농민들이 대응하는 구체적인 양상과 현실 인식 및 정체성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이 글은 일본 기타칸토(北關東) 지역의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농민들의 관점에 입각하여 작성되었다.일본 농민들은 점차 열악해지고 있는 농업 내외부문의 압력으로 인해 다양한 내부구성과 대응양상을 전개하고 있다. 많은 농가들이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점차 농업으로부터 이탈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일부 취미농이나 은퇴농 형태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의 상당 부분은 토지이용형 경영부문에서 대경영을 추구하는 농작업수위탁전문회사에서 경영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 독립적인 경영체를 견지하면서 일본의 농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복합영농가들이다. 이들은 가장 다양한 방식으로 농업경영을 하고 있고 농민후계자를 확보한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빌린 영농자금과 국내의 복합영농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 농민들의 정체성은 정부(의 농업정책)와 그들의 대행자인 농협 등과의 관계, 가족 구성원 내부의 연령 등에 따른 농촌ㆍ농업ㆍ농민에 대한 인식의 차이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다. 전자는 비교적 농민집단 내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비해 후자는 개별 농가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의 권력관계에서 오히려 부모 세대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자녀 세대가 발언권을 지니게 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농업의 사업화, 농민의 봉급생활자화가 더욱 진전되면서 더욱 확연해질 것으로 예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