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미국 어음ㆍ수표법상, 소송을 방어함에 있어서는, 제3자가 스스로 소송에 참가하여 지급인을 방어해 주지 않는 한, 피고는 자기 자신의 항변에 의존하여야 하고 제3자의 항변이나 반환청구권(jus tertii)을 항변으로 주장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은 원칙에 대하여 두 가지 예외가 있는 바, 절도와 분실이 그것이다(통일상법전 제3-305조 (c)항). 이 두 가지 경우에, 만일 지급인이 제3자의 항변을 주장하지 않고 지급을 하게 되면, 지급인은 이중지급의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의 제3자의 항변 이론을 미국의 그것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① 제3자의 항변 인정 범위가 지나치게 넓음 - 우리나라에서는 통설인 권리남용론에 의할 경우, 거의 모든 제3자의 인적항변이 주장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제3자의 항변은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어음ㆍ수표의 유통성을 해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② 제3자의 물적 항변 문제 -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 달리 제3자의 물적 항변을 제3자의 항변 이론에 포함시켜 설명하고 있지 않고, 나아가 제3자의 물적 항변을 지급인이 주장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학설과 판례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소송당사자는 자기 자신의 권리에 기하여 승소하거나 패소하여야 하고, 제3자의 권리를 이용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는 법의 기본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제3자의 물적 항변에도 제3자의 인적 항변과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③ 선의지급의 원칙 문제 - 미국에서는 절도의 경우에만 지급인의 조사 의무를 인정하여 지급인이 이와 같은 제3자의 항변의 존재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한 경우에는 선의지급으로 인정되지 않아 면책되지 아니하지만, 다른 항변의 경우에는 지급인이 그와 같은 제3자의 항변의 존재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하더라도 선의지급 원칙에 의하여 면책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어음ㆍ수표소지인의 실질적 자격에 대한 지급인의 조사의무 유무와 관련하여 긍정설과 부정설로 학설이 나뉘어 있다. 또한, 실질적 자격 조사의무의 범위에 관하여도 학설 간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절도의 경우에만 지급인의 실질적 자격 조사의무를 인정하여 지급인이 절도 존재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한 경우에는 선의지급이 인정되지 않아 면책되지 아니하지만, 다른 항변의 경우에 있어서는 지급인이 그와 같은 제3자의 항변의 존재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하더라도 선의지급원칙에 의하여 면책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