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인권의 보편주의가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무시하며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무차별적으로 대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널리 퍼져 있다. 바로 이런 종류의 선입견을 바탕으로 이동희는 내가 다른 글에서 전개했던 인권의 보편주의에 대한 옹호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글은 그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나는 이 글에서 나의 인권에 대한 철학적 반성이 이동희의 비판과는 달리 문화적 차이나 여러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대한 충분하고 진지한 고려는 인권의 보편성 주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음을 우리 사회의 구체적인 문제상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밝힌 뒤,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문화적 자기주장’의 비판적 검토를 통해 인권이 전통, 문화적 차이 등에 대한 모든 정당한 자기주장의 필연적인 규범적 자기전제라는 나의 기존의 테제를 다시 해명 확인하고, 우리 사회의 문화적 차이를 규정한다고 할 수 있을 ‘유교’와 관련된 문제를 ‘사회적 습관’이라는 개념을 통해 분석하면서 이동희의 나의 논의에 대한 비판을 반박한 다음, 마지막으로 추상적 보편주의의 위험에 관한 이동희의 비판이 사실은 ‘보편성’과 ‘인권의 보편주의’에 관한 잘못된 선입견에 기초해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특히 마지막 논점과 관련하여 나는 이동희가 인권의 보편성 주장의 핵심을 놓친 채 그 주장을 어떤 형이상학적 보편성에 대한 주장으로 오해하고 있으며, 그 주장에서 진짜로 문제가 되는 규범적 원리의 타당성을 정당화하는 차원과 그 규범적 원리의 현실적 적용과 조건의 차원을 혼동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