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필자는 이 글에서 다양한 합리성의 의미 가운데 목적 수단 관계나 방법, 또는 형식과 관련되어 논의되는 합리성보다는 일상적인 사회적 실천 속에서 말할 수 있는 일종의 덕목으로서의 합리성에 관해 고찰했다. 이를 통해서 필자는 특히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는 합리성의 내용이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했다.필자는 먼저 합리성의 의미를 기술적 이성, 인간 본성, 관용이라는 세 가지 명칭으로 분류하고 있는 로티의 관점을 살펴보고 그가 말하는 관용으로서의 합리성이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부정적인 비합리적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개념적 도구로서의 “약한 합리성”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이어서 브랜덤의 추론주의를 통해 그와 같은 약한 합리성이 철학적으로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브랜덤의 관점에서는 인간의 합리적 추론 능력을 어떤 선험적이고 본질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강한 합리성의 태도는 우리의 언어 행위가 갖는 관점주의적 성향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끝으로 필자는 가다머의 ‘적절성’의 개념을 끌어 들여 ‘약한 합리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실천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고찰했다. 가다머는 표준적인 척도를 정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히 무의미하거나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필자는 이와 같은 가다머의 해석학적 지혜에 대한 주장이 우리의 사회적인 삶에 있어서도 ‘약한 합리성’을 적용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