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김동인의 「無能者의 아내」는 신영성 영숙이라는 인물이 ‘조선의 노라’를 꿈꾸며 가출, 몰락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을 비롯해서 김동인의 작품에 등장하는 다수의 신여성들은 새로운 풍조에 쉽게 편승하는 부박한 인물들로서 그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조선의 모순된 근대 수용 상황에 대한 작가로서의 김동인의 인식이 하나의 요인으로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김동인이 지향한 상징적 세계로서의 ‘대동강’의미가 또 하나의 요인으로서 제시될 수 있다. 김동인은 자신이 형성한 하나의 이상적 세계의 환영을 대동강을 통해 그려내고 있었다. 그 세계란 기생, 조선의 아악, 조선의 전통적 명절로 상징되는 전통적 조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김동인의 의식을 고려할 때 신여성에 대해, 근대적 법제도에 대해, 근대적 사상에 대해, 근대적 종교에 대해 거리감을 지닐 수밖에 없었음은 일견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 근대란 것이 아무리 합리적이고, 가치로운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세계는 전통 명절날 벌어지는 기생의 풍류, 조선 아악으로 형성된 대동강의 세계와는 결코 양립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것은 근대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지녔던 이 거리감에 의해서 김동인은 어떤 측면에서는 오히려 근대를 지향한 여타의 동시대 작가들보다 조선의 근대 수용을 바라봄에 있어서 훨씬 객관적 시각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無能者의 아내」에서 나타난 조선의 근대 수용에 대한 김동인의 냉정하고도 객관적 판단은 그 단적인 예로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The Borderline Between Life and Literature - Centered on the <The Wife of an Inept>.Chung, Hyae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