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본고는 16세기 조선에서 활동한 一齋 李恒의 이기설을 고찰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당시 학자들 다수가 理氣二元論의 입장을 수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항은 특이하게 理氣一物說을 주장하여 학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明의 학자 羅欽順의 사상적 영향을 받은 그의 학설은 당시 조선의 학자들로부터 비판과 옹호를 동시에 받았다. 특히 호남지역의 학자 金麟厚와 奇大升이 이항의 이기설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면서 理氣說과 太極說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각기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웠기 때문에 논쟁은 결말에는 이르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들의 탐구와 논쟁은 당시 조선 학자들의 주자학 이해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본 논쟁에 이어서 李滉과 奇大升의 四七論爭과 李珥와 成渾의 人心道心論爭이 있었고, 이런 학술논쟁을 통해서 17세기의 조선 학자들은 주자학에 대한 완전한 이해에 도달하게 되었다. 따라서 李恒의 理氣一物說은 조선의 학자들이 주자학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주자학의 이중구조가 밝혀지는 단서가 되었고, 나중에 李珥에 의해 주장된 理氣一元論의 선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