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기독교의 경건주의적 가정 분위기에서 성장한 칸트가 <이성의 한계 내에서만의 종교>를 처음 출판하였을 때, 왜 그에게 주의사항이 전달되어야만 했을까? 본고는 칸트가 생각하는 참된 종교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왜 칸트철학에서 신의 존재가 모호하게 규정되어 있는지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칸트는 그의 시대를 ‘비판의 시대’로 규정하였으며 그리하여 종교문제도 비판을 견디어낼 수 있을 때에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오직 이성의 검증을 견디어낸 종교만이 참다운 종교이다. 그는 종교를 어디까지나 도덕 종교로 이해한다. 종교란 ‘우리의 모든 의무를 신의 명령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종교의 과제는 오직 도덕을 촉진시키는 데에만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칸트는 모든 종교 가운데 기독교만이 도덕적 완성을 이룩한 유일한 종교라고 주장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칸트는 교회 예배에의 참석이라든가 세례, 성찬식, 찬양, 기도 등에 대해 기독교적 입장과는 다른 태도를 견지한다. 그는 신마저도 순수이성에 의해 도출하고자 하였으며 그것이 여의치 않자 다시 실천이성을 통하여 도출하고자 하였다. 그에게 있어 신이란 ‘도출’된 것이고 ‘요청’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논리법칙에 의해 이끌려져 나온 어떤 것이다. 예수에 대해서도 그를 하나의 이상(理想)으로서만 간주함으로써 육과 살을 가진 하나의 인간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이라고 하는 기독교적 그리스도 관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따라서 그러한 신에게 전적으로 의탁하고 매달리기 보다는 인간의 자유에 바탕한 도덕적인 행위에 더 중점을 두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기독교의 입장과는 메꾸어질 수 없는 간극으로 작용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말하자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고백하는 죄인으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건전한 이성을 가진 인격체로서의 위치에까지 인간을 끌어올리고자 하였다는 점, 그리하여 결국 인간의 나약성과 비참함보다는 그 존재의 숭고함을 확보하고자 하였던 일종의 휴머니즘이 근본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종교이해를 통하여 우리는 그의 도덕철학 체계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