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보면, 김동리는 《사반의 십자가》를 대대적으로 개작하면서, 예수의 부활이라는 '최대의 수수께끼'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원칙에 입각하여 자신의 작업을 진행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1) '예수의 부활에 관한 복음서의 기록을 부정할 수밖에 없다'고 한 원작본에서의 결론 자체는 변함 없이 그대로 유지한다. (2) 작가로서의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여, 예수가 무덤에서 사라진다고 하는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와, 그렇게 사라진 예수의 그 후 행적에 대한 이야기를 (다만 얼마만큼이라도) 꾸며낸다. 위의 두 가지 원칙 중, 이 자리에서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2)의 원칙이다. 김동리는 (2)의 원칙에 입각하여 '아리마대의 요셉에 의한 예수의 구출'에서부터 '예수의 최종적인 은둔'에까지 이르는 일련의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꾸며 낸다. 이 일련의 이야기 중에서 아리마대의 요셉이 예수를 구출하여 자기 집으로 모셔 온다는 데까지는 1962년에 발표된 단편 <부활>에서 이미 이야기되었던 바를 그대로 다시 끌어 온 것이요, 도마니 글로바니 하는 인물들과 연관되면서 이어지는 그 후의 사건 전개는 개작본 《사반의 십자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어니와, 아무튼, 이러한 방법에 의거하여 김동리는 예수의 부활이라는 '최대의 수수께끼'를 합리적인 상식의 범위 안에서 얼마든지 설명될 수 있는 사건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원작본 《사반의 십자가》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던 '어떤 신비의 여백'을 없애 버린다. 물론, 개작본 《사반의 십자가》에서 아리마대 요셉의 안내로 무덤을 빠져 나온 후 그의 집으로 간 예수의 그 후 행적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작품에도 역시 '어떤 신비의 여백'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법하다.


The way of describing Jesus Christ's resurrection in Shaphan's 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