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우리가 안고 있는 세계화와 민주화의 과제를 제대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람직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다원주의적 관점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것이 지역이기주의나 패권주의로 흘러 지역 간의 갈등과 국가의 경쟁력 약화 및 비민주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용의 원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관용의 원리’는 차이가 심화되어 차별로 치닫고 있는 지역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온전히 해결할 수 없으므로, 이 원리는 개인선과 공동선의 조화를 모색하는 ‘연대성의 원리’와 ‘보조성의 원리’로 향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이 ‘관용의 원리’는 인간의 인격성과 사회성에 바탕을 두고 관계자 상호 간에 존재론적으로나 윤리적으로 결합의 의무와 책임을 요구하는, 그래서 개인선과 공동선의 조화를 모색하는 ‘연대성의 원리’와 큰 사회구성체가 보다 작은 단체들을 위해서 보충적으로 도와주도록 요구하는 ‘보조성의 원리’에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따라서 ‘연대성의 원리’와 ‘보조성의 원리’는 한국의 세계화와 민주화에 주춧돌이 되는 지방자치를 다원주의적 관점에서 모색하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수정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것은 다원주의가 차별주의나 상대주의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애써 붙들고 있는 관용의 원리를 도와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지방을 중앙의 독재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와 불가공약성을 강조하는 다원주의가 우선적으로 요구되지만, 주변부로 밀려나 있는 약자를 돌보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연대성과 보조성의 원리’에 입각하고 있는 보편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정신은 칸트의 ‘공통감’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그러므로 다원주의적 전략으로 지방자치를 정립해내고, 이를 통하여 우리 앞에 닥쳐 있는 세계화와 민주화의 과제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차이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는 진정성의 원리나 관용성의 원리가 공통감을 바탕으로 연대성의 원리와 보조성의 원리로 지향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에만 현 참여 정부의 ‘국가 균형 발전 위원회’가 지향하는 ‘통합적 균형’과 ‘역동적 균형’, ‘균형복지’의 원리와 ‘선택집중’의 원리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