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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의 경합가능성은 종래 ‘담보책임의 본질론’과 관련하여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담보책임의 본질론’이 담보책임에 관련된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상, 양 책임의 경합가능성은 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에 관한 입법목적과 개별 규정을 중심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일찍이 민법 제570조의 담보책임과 관련하여 채무불이행책임과의 경합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으나, 하자담보책임에 관하여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왔다. 대상판결은 민법 제580조의 담보책임도 채무불이행책임과의 경합이 인정된다고 함으로써 담보책임 전반에 걸쳐 채무불이행책임과의 경합가능성을 인정하였다. 대부분의 학설이 민법 제580조의 담보책임을 다른 담보책임과 별개로 취급하거나 특정물에 대한 하자담보책임만을 대상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법원이 권리의 하자로 인한 담보책임과 물건의 하자로 인한 담보책임을 통일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의 경합을 인정하는 입장은 현행법 체계상 적어도 일부의 담보책임은 채무불이행책임이나 위험부담의 특칙에 해당한다는 점과 조화되기 어렵고, 일반적으로 담보책임과 위험부담의 경합이 인정되지 않는 점과도 균형이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상판결의 입장에 의한다면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될 것이 우려된다. 매수인은 채무불이행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담보책임에 관한 매수인의 선의, 무과실 요건과 단기의 권리행사기간에 관한 제한을 회피할 수 있는 반면, 담보책임에서 인정되지 아니하는 확대손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고, 무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매도인에게 전가됨으로써 사실상 무과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굳이 담보책임에 기한 권리를 행사할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의 경합은 부정되었어야 하고, 담보책임에 관한 제척기간 경과에 대한 당사자의 주장이 대상판결에서 검토되었어야 하며, 채무불이행책임은 담보책임이 인정되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초과한 손해를 대상으로 하여 검토되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