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点鬼簿』는 대정15년10월에 발표된 단편이다.4백자 원고지로 12매 정도의 작품이지만 「나의 어머니는 광인이었다」라는 처음의 한 줄이 가져다준 문제는 연구상의 수많은 과제를 안겨주었다. 자전적 계열에 속하는 「保吉物」,『少年』,『大導寺信輔の半生』에서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출생의 비밀을 폭로한 것은 작가 주변의 이야기를 그리는 「사소설」적인 방법을 싫어하고 있었던 아구타가와류노스케의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어머니의 발광으로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의 친정인 아구타가와가에 양자로 보내어지는 운명을 지닌 류노스케에 있어서 본인의 출생의 비밀은 인간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그의 예술세계에도 많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点鬼簿』가 발표되고 나서 9개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류노스케의 작가적 문제를 생각해 보면 처음의 한 줄이 갖는 의미는 자신의 삶과 관계되는 매우 중대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논쟁이 「나의 어머니는 광인이었다」라는 한 줄에 달려있었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芥川竜之介年譜』의 자필연보를 포함하여 류노스케의 가족관계가 적힌 4편의 작품에서 등장인물의 묘사의 변화를 비교해보고자 했다. 그 중에서 「나의 어머니는 광인이었다」라고 비밀을 밝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주목했다. 특히 아버지와 어머니에 관한 묘사는 자전적 작품의 『少年』과 『大導寺信輔の半生』과 다른 점이 있어 2년6개월 동안의 시간 속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즉 친부와 친모에 관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류노스케의 고백의 변화 과정을 나타내는 것이었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그 과정을 비교 분석해 보니 점점 변화해 가는 류노스케의 마음이 실로 잘 전해져 왔다. 양모의 단계에서 친모의 존재를 어렴풋이 암시하는 단계로 또 친모의 존재를 알리는 단계에서 친모의 비밀을 고백하는 단계로 발전해 나갔다. 결국 왜 『点鬼簿』에 이르러 마지막까지 지키고 있었던 비밀을 고백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서 논한 것은 선행연구에서 볼 수 있었던 예술적 완성을 위하여 친모와 관련된 비밀을 폭로한 문예작품이 아닌, 또한 이전의 허구적 고백과는 명확히 다른 류노스케의 진정한 고백이 있었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자신의 사실과 관계하는 중대한 내용을 포함한 유서와 같은 작품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