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주지하는 바와 같이, 신속한 재판의 원칙은 경죄에 관한한 최대한 추구되어야 할 이념이다. 다만 경죄에 대한 신속한 절차의 요구는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 내지 졸속재판에 흐르지 않는 한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경죄처리를 위한 특수절차를 규정한 대표적인 것으로는 즉결심판절차법으로 규율하고 있는 즉결심판절차와 형사소송법에 포함되어 규정된 약식절차가 있다. 그런데 경죄처리를 위한 약식절차와 즉결심판절차에 대해서는 그 동안 적지 않은 문제점이 제기되었고 급기야는 최근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연구 작업을 거쳐서 새로운 (법무부) 입법안이 예고되었다. 이에 즈음하여 본고는 경죄처리를 위한 현행제도의 문제점과 이의 개선책을 위해 마련된 최근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그런데 경죄사건 처리절차의 개선책으로서 새로이 연구된 입법예고안의 내용은 대체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이 도입되는 출석신속절차와 현행 약식절차를 대체하는 서면신속절차는 피고인 방어권 보장의 측면에서 다소 문제되는 점이 있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죄사건에서 요구되는 신속한 재판의 원칙을 최대한 구현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행 즉결심판제도를 대체하는 즉시심판절차는 재판청구권자를 검사로 바꿈으로써 공소권행사의 통일성 내지 집중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긍정적인 면을 가지겠지만, 즉결사건에서 본질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신속진행의 원칙은 오히려 훼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기 때문에 청구권자를 경찰서장으로 하는 현행 즉결심판절차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적어도 현 제도 아래에서 즉결사건에 대해 시행되고 있는 수사신속진행을 위한 경찰의 업무처리방식은 앞으로도 가능한 유지되는 방향으로 보완 조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죄사건의 대책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형사절차로 유입되는 범죄의 총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입법적 비범죄화는 물론이고 절차적 비범죄화의 작업이 꾸준히 전개 내지 확대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입법고시된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의 내용이 독일의 질서위반법과 같이 기존경죄에 대한 과태료 설정의 비범죄화 작업이 위주가 되었어야 했는데, 기존의 과태료 대상자에 대한 효율적 징수집행을 위한 체납자 감치제도의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것은 다소 잘못된 입법방향인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