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홍성 지역에는 130여 명의 ‘보살’과 ‘법사’가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강신(降神)에 의한 보살과 법사가 학습에 의한 보살이나 법사보다 훨씬 더 많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훨씬 더 많았다. 강신에 의한 법사나 보살은 성장 과정이나 생활 환경에서 심한 결핍 현상이나 고통을 겪은 사람, 강신한 보살이나 법사 가계(家系)의 출신으로, 신병을 앓다가 ‘신굿’을 하고 입문(入門)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점, 제의의 진행 절차, 경문(經文) 등을 신굿을 해준 선생님이나 신앙적으로 맞는 선배에게서 배우기도 하고, 책을 사서 외운다. 학습에 의한 법사는 민간신앙과 친연성(親緣性)을 가진 사람과 어렸을 때 절에 가서 한문과 불경을 공부하다가 경문(經文)과 역리(易理), 사주(四柱), 관상(觀相), 풍수지리(風水地理) 등의 이론을 학습하여 법사가 되었다.강신 체험을 한 보살이나 법사는 신단(神壇)을 두고, 아침마다 물을 떠다 올리고 기도한다. 이들이 모시는 신은 조상신(祖上神)이 제일 많고, 그 다음으로 산신 계통, 불교 계통, 도교 계통의 신이다. 이것은 독경 신앙이 산신, 불교, 도교와 관련이 깊음을 말해 준다.홍성 지역의 법사와 보살이 주관하는 제의는 신굿, 대감굿, 안택굿, 병굿, 산제(山祭), 용왕제(龍王祭), 고사(告祀), 설경(說經) 등이다. 이 지역의 굿은 ‘선거리’를 주로 하는 서울경기 지방의 굿과 달리 법사나 보살이 제물을 차린 상 앞에 앉아서 북과 양푼을 두드리며 경을 읽고 축원하는 것을 주로 하므로, ‘앉은 굿’ 또는 ‘좌경(坐經)’‘독경(讀經)’이라고 한다.이처럼 홍성 지역의 보살이나 법사는 중부 이북 지역의 무(巫)와 같은 강신 체험을 하고, 무속의 ‘내림굿’과 같은 ‘신굿’을 거쳐 사제자가 된다. 그러나 이들이 받은 ‘신굿’은 무속보다는 독경신앙(讀經信仰)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굿을 하는 무당이 되지 아니하고, 좌경을 위주로 하는 법사나 보살이 된다. 홍성 지역의 법사나 보살이 독경신앙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서울경기 지역의 무당과 같이 트랜스(trance)-포제션(possession)의 기능을 지니고, 영력(靈力)을 이용하여 점을 하며, 신단에 무신도(巫神圖)를 걸며, 제의에서 무복(巫服)을 입고 공수를 하는 것은 서울경기 지방의 무속의 영향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