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범인식별진술은 체험한 사실의 경과를 기계적으로 재생해서 서술하는 일반적인 진술과는 달리, 과거의 관찰과 동일성식별시의 관찰간의 비교대조라고 하는 판단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거기에는 사람의 지각, 기억, 서술 그 자체에 본래적으로 내재하는 취약성과 외부로부터의 암시에 영향을 받기 쉽다고 하는 양면의 취약성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범인식별진술이 범인과 피고인의 동일성에 관한 거의 유일하거나 주된 증거일 경우에는 그 증명력 평가의 잘못이 오판을 낳는 주된 요인의 하나로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일찍부터 목격자에 의한 범인식별진술의 위험성이 지적되어 왔고 미국연방대법원은 1967년에 선고한 Wade, Gilbert, Stovall의 3판결을 통해서 기소후의 라인 업 시에 피고인은 미국헌법수정6조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긍정하고, 또한 불필요하게 암시적이고 회복불능한 식별의 잘못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범인식별은 수정14조의 적정절차의 관점에서 문제가 된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또한 1975년의 미국연방증거규칙 제702조는 소위 전문가증언에 관해 “사실인정에 기여하는 경우에는” 허용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는 바, 제3순회구 연방항소법원은 1985년의 Downing판결을 통하여 동조의 해석으로서 목격증언의 위험성에 관한 심리학자의 증언을 배제한 공판법원의 판단을 “재량권의 남용”이라고 판시하였다. 범인과 피고인의 동일성에 관한 피해자, 목격자 등의 진술에 존재하는 위험성을 인식한다면, 그 진술이 정확하고 신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진술자가 목격한 인물의 인상, 신체적 특징 등에 관해 다른 사람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관찰하고, 그 관찰결과를 다른 관찰체험과 분리해서 독립한 상태에서 그대로 기억보존하고, 또한 암시나 유도를 받지 않고 그 기억을 정확히 상기할 수 있는 상황 하에서 재현하여 식별한 것이라는 점이 긍정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범인식별진술이 갖는 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한 제 방책을 검토해야할 뿐만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고 하는 점에서, 본 논문은 범인식별진술은 어떠한 절차에 따라서 이루어지며, 그 때 관련되는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은 무엇인지, 범인식별진술이 갖는 위험성의 실체는 무엇이며 거기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범인식별진술의 신용성 평가시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를 영미에서의 연구성과를 기초로 하여 검토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