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김인향전>에 나타난 인간관계는 전반적으로 비극적이다. 혈연간의 가족들도 상황에 따라 친연성이 더 밀착되어 동생이 언니를 좇아 죽기도 하고, 반면에 불신이 더 증대되어 아버지가 자식을 죽이기도 하는 등 복합성을 드러내고 있다. 비혈연관계의 인물들은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는데, 이들을 세 유형으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비혈연간의 계모와 전실자식들은 속으로는 서로 '남'으로 인식하면서도 겉으로는 위장된 도리나 윤리적인 효로 일관하고, 남남관계인 계모와 무당할미는 이익을 위해 공모할 때는 친밀해지다가도, 상호 불리한 입장이 되면 서로 배척한다. 인향의 정혼자는 인륜지대사보다 자신의 사회적 성취를 중시했다가 후에 자신의 행위를 자책함으로써 인향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인향의 일생은 수직·수평·수직관계로 되어 있는데,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인향이 결혼하기 전, 부친의 삶에 종속되어 살아갈 때는 자신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도 부친의 명에 의해 죽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러나 인향이 죽어 원귀가 된 후에는 사회와 수평적인 관계를 이루면서 '정절'을 공인 받은 후 정혼자의 발원으로 환생함으로써, 인향은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게 된다. 인향이 환생한 후에는 정혼자와 백년기약을 다시 이어 '여필종부'라는 새로운 수직관계가 형성된다. <김인향전>은 계모형 소설인 <장화홍련전>과 여러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으나, 작품의 전개과정에서 정혼자와의 관계(혼사장애 및 혼사장애 극복)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김인향전>을 <장화홍련전>의 아류작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A study on Kiminhyangj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