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고소설에서 묘사 대상을 흐릿하게 그리는 담화 유형을 '반구상 담화'라고 할 때, 그러한 담화 유형은 고소설의 담화 방식에서 그 연원이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도가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구상 담화는 그 유형상으로 볼 때, '不可形言'의 담화, '不可比肩'의 담화, '不可明視'의 담화, '不知所從'의 담화,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담화 방식은 도선적 인물 유형이나 도선적 사건 정황과 관련되어 더욱 활성화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도선적 요소가 부재한 장면에서도 어느 정도 함량 이상의 반구상을 지향하는 담화 유형이 담겨 있음을 보면 그 연원적 뿌리깊음과 파생력을 알 수 있다. 그것들은 고소설의 다른 전반적 담화 자질들과 결속되어 있으며, 하나의 스키마로서 전국적인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을 통해 볼 때, 도가적 사유에서는 세계를 신비한 혼돈의 상태로 간주한다. 그래서 도가에서 말하는 '道'는 보고 듣고 손에 쥘 수 있는 감각적인 요소를 전혀 갖지 못하며, 표현과 미표현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도는 혼란스럽지만 진실되고 실질적인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만물이 도를 통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도가적 사유 체계가 반구상 담화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고 판단된다.고소설의 반구상 담화는 원시 도가적 사유 체계의 흔적으로서 그것이 긴 시대를 통해 계속 반복될 수 있었던 까닭은 한편으로는 도가적 요소들이 유교 사회 속에서 체제저항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有閑과 風流, 그리고 自適을 지향하는 문학 본래의 성향 때문이다.


The 'anti-concrete discourse' of classical novels and it's Taoistic incli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