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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면, '님은 그리운 것이다'(1연), '님은 자유다'(2연), '내가 왜 이 시를 썼는가'(3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시의 제목이 「군말」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작가는 89편의 시로 이루어진 『님의 침묵』을 완성한 후에 서시(序詩)격에 해당하는 「군말」을 썼다. 독자들이 자신의 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있을 수 있는 난해함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해서였을 것이다. 『님의 침묵』의 모든 시가 '님'을 향한 호소이거나, 님을 향한 그리움과 비애, 님을 기다리는 마음을 기술하고 있다면, 즉 모든 시가 님을 향하여 발화되고 있다면, 이 시 「군말」은 '너희'로 이름되는 독자를 향하여 기술되고 있다. 그리고 님이 무엇임을 직접화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은유(隱喩)와 상징(象徵)과 암유(暗喩)로 제시되고 있는 전체 시집 속에서의 '님'을 다시 설명하면서 작가는 '군더더기 말'을 덧붙이고 있는 셈이다. 작가는 「군말」 아래에 '저자'라고 명기(明記)하고 있다. 「군말」이 전체 시집의 서문이라는 의식을 작가가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 까닭이다. 「군말」에서 한용운이 직접 설명한 바처럼 『님의 침묵』에서의 '님'은 '자유'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중세기(中世期) 신 중심 세계로부터 인간의 독립이 이루어진 이래, '자유'라는 단어만큼 인구에 회자된 말도 없을 것이며 또 그만큼 오염된 단어도 없을 것이다. '인권'의 개념이 사회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면서 '자유'는 그 앞에 수많은 수식어를 달지 않고는 그것이 의미하고 있는 범주를 분명하게 적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법적 자유, 종교적 자유, 경제적 자유 등의 커다란 범주에서부터 시작하여 거주이전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 구체적인 자유에 이르기까지 그것이 망라하는 의미영역은 매우 넓다. 그렇다면 한용운에게서의 자유는 어떤 내포를 가지는가? 「군말」에서 그가 운용하고 있는 시어(詩語) 자체로 이해할 때, 님은 '기룬 것'이면서 동시에 '자유'다. 그런데 그 님은 현재 존재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부재(不在)하는 님이다. 「군말」 다음에 나오는 첫 시 「님의 침묵」의 첫 연은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라고, 무거운 비탄조로 님의 부재(不在)를 선언하고 있다. 『님의 침묵』 전체에서 님은 부재(不在)의 대상이며 동시에 결핍(缺乏)된 존재이다. 즉, 자유는 부재하는 가치이며 현실 속에 결핍되어있는 그 무엇이다. 님은, 『님의 침묵』이 당시 민족의 현실, 일본 식민의 지배를 받고 있었던 시기, 그 가운데서도 1919년 3.1 독립선언이 끝난 후, 작가가 그 주동자의 한사람으로 옥살이를 한 후 출옥한(1922년) 뒤에 쓰여진 시집이라는 점에서 , 또한 작가가 승려이면서도 승속(僧俗)을 오가면서 부단하고도 견결(堅決)하게 참여하였던 독립운동의 족적에서 볼 때, 그의 '님'은 잃어버린 민족의 자유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가 평생동안 수도하여 얻고자 하였던 불교적 진리일 수도 있다. 또한 그가 사랑하였던 여인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님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수많은 해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작품 전체의 맥락에서 님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는 「군말」에서 "연애(戀愛)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라고 하여 님과 자유의 관계를 열어 놓으면서도 이름뿐인 자유, 구속을 받고 있는 제한된 자유, '너희' 스스로 자유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림자뿐인 자유를, 자신이 말하고 싶은 참된 자유와 구별짓고 있다.그렇다면 한용운이 말하는 참된 자유는 어떤 맥락에 닿아있는 것인가? 그의 글 가운데 명문으로 평가되고 있는 「조선독립의 서」에서 그가 한 다음과 같은 발언은 주목을 요한다.


A Pedagogical Approach toHan Yong-un's Poetry― Reading the East Asian Meanings through Comparisonwith Lu X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