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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응성요구가 법문으로 명문화된 배경은, 작위와 부작위는 동일하다고 보는 것은 헌법위반이라는 비판의 수용,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개별사안에서 부작위가 과연 작위와 동가치한 것인가를 꼭 심사해보아야 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부작위는 작위보다 불법이건 책임이건 혹은 범죄적 에너지 내지 의사에서건 경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렇지 않고 보다 중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단지 임의적인 감경의 대상으로 해주는 것이 부작위를 작위와 같이 처벌함에 대한 반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아가 입법연혁으로 볼 때, 독일입법자는 그 출발점에서부터 부작위에 있어서 정범과 공범을 구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와 관련하여 국내의 문헌에서는 심지어 형법 제18조에서 상응성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입법의 오류라고까지 평가되고 있고, 상응성요구는 행태의존적범죄에서 부작위가 성립될 수 있는가의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며, 그러한 범죄에서의 상응성이란 부작위가 행위의 수단.방법 내지 행위태양에서 작위와 동가치성이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상응성심사에 따라 행태의존형범죄에서 결과방지를 부작위한 자의 경우에는 애당초 부작위범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으나, 다수의 견해는 경우에 따라 상응성이 인정될 때와 부인될 때가 있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최근에는 상응성은 바로 부진정부작위범의 정범과 공범의 구별표지라고 하는 견해도 발견된다. 또한 판례도 부진정부작위의 정범과 공범을 구별하고, 각각의 경우에 작위범과 동가치성을 요구하는 입장을 보임으로써, 상응성은 결국 부진정부작위범의 모든 문제의 해결열쇠이며, 무언가 무한히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보물상자처럼 다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본 논문에서는 이와 관련한 국내의 세부적인 학설과 판례의 내용검토는 필수적인 것도 아니며, 가능하지도 않으므로, 결론적으로 국내와 독일의 해석론에서는 상호 내용적인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요약하기로 한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상응성 조항은 형법의 해석론으로는 단지 양형판단에서의 작량감경의 한 기준, 즉 부작위의 정범을 작위정범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할 것인가, 감경할 것인가 하는 하나의 기준에 불과한 것, 달리 말해 오히려 판도라의 상자에 불과한 것임을 논증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