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들뢰즈와 레비나스는 각각 ‘내재성’과 ‘외재성’ 개념을 중심에 두고 서로 반대되는 방향을 향해 각자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이렇게 상반된 경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철학 전체를 통해 감성과 감성이 겪는 ‘상처의 경험’의 의의를 밝혀내는데 몰두했다는 점에서는 서로 매우 공통된 면모를 지닌다. 두 사람의 공통적 사상을 요약하자면, 감성에 끼치는 고통의 강요를 통해서만 비로소 ‘진리 찾기’는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다양이 소여되는 장소’라는, 서양 철학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온 감성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감성의 중요성을 새롭게 발견한 것이다. 이 글은 이러한 ‘상처받을 수 있음’이라는 감성의 숨겨진 면모를 인식 및 윤리의 문제와 관련하여 조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상처받음의 수동성이 강조되는 철학 안에서 ‘자유’는 어떤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숙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