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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격 동일성에 대한 파핏의 입장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리쾨르P. Ricœur의 비판적 입장을 대조해 봄으로써 현재 우리를 둘러싼 인간의 정체성 문제에 대한 올바른 대안이 어떤 것인가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파핏은 동일성의 기준을 다룸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우리의 믿음에 대해 도전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인격 동일성에 대한 믿음을 다음 세 가지 언명으로 분해할 수 있다. 첫째, 동일성이란 말은 지속성의 본질을 가지고 있는 독립적인 존재로서 이해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둘째, 그러한 지속적 존재에 관하여 결정된 대답이 항상 주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셋째, 윤리적인 차원에서 동일성 문제는 중요하다는 믿음이다. 파핏은 이러한 인격 동일성에 대한 믿음을 차례로 파괴하면서, 인격 동일성이 뇌의 동일성에 근거한 심리적 연속성에 기인하고 있음을 주장한다.해석학적 관점에서 리쾨르는 이러한 입장을 비판한다. 곧, 시간성과 타자성을 포함한, 주체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자기의 정체성을 주장한다. 나의 경험은 뇌의 동일성에 근거하여 비인격적인 방식으로 그의 경험으로 환원될 수 없다. 나의 실존은 나의 뇌 속에서 진공적으로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 속에서 타인과 더불어 내 몸에 직접 살아진 삶이기 때문이다. 그 삶은 순간들이 모여 이루어진 역사성의 총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단지 ‘나’의 기억을 익명의 ‘그’에게 일부 이식한다고 ‘그’가 ‘나’일 수는 없다. 인간 복제는 내 삶의 무한한 연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하지만, 복제 인간에게 다가올 고뇌는 나의 고뇌와 다른 것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태생에 대해 고민하는 것처럼 복제 인간에게도 고유한 고민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Problems on Personal Identity and the Human Clo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