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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판결을 계기로 종중의 구성원이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남자에서 성년 여자로까지 확대되었다. 이러한 판결의 취지는 그 결론의 정당성에 있어서 별다른 이의가 없지만, ‘종중이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다’는 기존의 판시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계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즉, 대법원이 종중을 둘러싼 법률관계의 기초로 삼고 있는 ‘종중의 자연발생론’이라는 특수한 법리가 우리나라 고유의 재래의 관습과 일치하지 아니하며, 비법인사단의 성립에 있어 구성원들 사이의 자발적인 조직행위를 요구하는 단체 법리와의 관계에서도 모순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중의 자연발생론은 종중의 성립시기에 관한 사실명제의 차원의 진술을 내포함은 물론, 종중의 구성과 정체성에 관한 규범명제의 차원의 진술로까지 이해되어야 하기 때문에 학계의 비판은 다소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진정한 문제는 이러한 규범명제적 진술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과연 그것이 현행 법체계에서 타당한지 여부가 될 것이며, 이는 결국 종중 관습의 고유성과 근대법의 이상 사이의 딜레마의 문제로 환원하여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딜레마에 직면하여, 종중의 구성과 법적 운명에 관하여는 종중 관습의 고유성을 강하게 관철하는 한편, 종중의 일상적인 운영과 재산처분행위에 관하여는 단체의 자율성을 크게 존중하는 양면전략적 해석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어느 한쪽의 논리나 요구에 치우치지 않은 채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며 사안을 해결하고자 하는 최고 법원 특유의 현실적인 정의감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추상적인 법리가 소송내적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양면전략적 법리에 예기치 못한 틈새가 발생함을 알 수 있고, 이러한 법리적 패러독스를 어떻게 해소하여 나갈지가 향후 종중이 주체가 된 각종의 법률관계에서 중대한 법 해석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The membership of Jongjung(the families of the same clan) has been expanded to adult women since the decision of the Supreme Court of Korea in 2002Da1178. Although the decision cannot be objectionable in its final analysis, it has been confronted with severe criticism from many commentators in that it repeated the sentence from the earlier decision that "Jongjung spontaneously comes into existence when an ancestor dies." They criticize it because it does not sit well with our old tradition on Jongjung and produces contradiction with the general principle that unincorporated association needs voluntary organization by its members. Yet the above mentioned criticisms seem to make hasty decisions without considering the fact that the nomogenesis thesis concerning Jongjung connotes a normative proposition as well as a factual proposition. The issues are the meaning of the normative preposition and its validity under our law and order, which can be translated into the dilemmatic problem between the originality of Jongjung tradition and the idea of modern civil law. The Supreme Court of Korea, confronted by the dilemma, has introduced two frontal positions which strongly support the originality of Jongjung on the matter of its membership and identity and at the same time respect the autonomy of Jongjung with regards to its ordinary operation and disposition. This interpretative strategy reflects a realistic sense of justice that tries to settle the dilemma emphasizing concrete validity without leaning toward either of the two. Nevertheless, if we follow the development of the strategy in a lawsuit, the two frontal interpretation would encounter an unexpected gap. Henceforth, to alleviate this interpretative paradox is expected to be a major task in responding to legal questions relating to Jong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