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유진 오닐을 필두로 하여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고 받아들여지는 미국 현대 드라마는 한편으로 ‘멜러드라마적’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하층 대중들을 위한 오락거리로서 멜러드라마가 성립한 이래 이 장르는 현대에 와서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을 뿐 아니라 TV나 영화 등을 통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다면 멜러드라마라는 장르가 현재와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글에서는 윌리엄즈의 초기 작품인 ꡔ유리 동물원ꡕ과 ꡔ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ꡕ를 통해 그 멜러드라마적인 특성이 무엇이며 어떻게 변모해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더불어 그러한 특성이 현대적 감정구조의 일단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윌리엄즈의 드라마는 특색있는 여성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그 인물들은 동화적인 세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으로 묘사된다. ꡔ유리 동물원ꡕ의 로라나 ꡔ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ꡕ에서 블랑쉬는 공히 자신에게 적대적이라고 생각되는 세상에 등을 돌리고 자신이 만든 세상에 침잠하거나 아니면 그 세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납득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그들만의 세상은 어떤 순간 이상은 유지되지 못하며, 로라의 아름다운 환상 이루기가 깨지는 순간에서 ꡔ유리 동물원ꡕ이 끝나고 있다면 ꡔ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ꡕ에서는 주인공 블랑쉬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결국 광기로 맺음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요컨대 동화적인 인물이 현실 속에서 무참히 깨어지고 결코 공존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작가는 보여주는데, 그 성공적인 형상화에는 천박함과 섬세함, 상스러움과 예민함, 열정적인 감정과 냉정함 등이 공존하는 멜러드라마적 감정의 분출과 기법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