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21세기 들어 한국과 세계에서 본격화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이미지의 등장은 탈근대라는 관점에서 잘 이해 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근대를 파악 할 때 우리는 구텐베르크에게서 시작된 인쇄기와 만나게 된다. 인쇄기를 통해 만들어진 책은 그 메시지가 선형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읽을 때 눈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하는 비용을 치러야 한다. 책은 제한된 지면에 많은 메시지를 실어야 하기 때문에 엄격한 선형성이 요구되며, 피드백(feedback)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에 완전한 형태의 메시지를 제시해야 한다.선형적 메시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정보를 이해하게 되는 순차적(sequential) 성격을 지닌다. 그리고 순차적 메시지는 인과성을 지닌다. 그러나 선형적 명료성은, 이미지의 ‘총체적 즉각성(feeling of all-at-once-ness)’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이 같은 대체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고, 시각적이기보다는 촉각적이고, 파편적이기보다는 통합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것은 인쇄문화 이전의 총체적 인간형을 부활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동양철학의 전통적 이해 방식은 구체적 이미지를 통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게는 이미 주어진 보편적 관념이란 있을 수 없다. 구체적인 하나의 사물에서부터 시작하여 다른 사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연결이라는 비유적 방법을 통해 확장, 연장시켜 나아간다. 비유의 방법은 분석적 방법이 갖는 예측성 형식 논리성을 결여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예측성과 필연성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선험적인 개념도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물의 이미지와 그 새로움이 등장하는 변화와 놀라움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더구나 노자에서 보듯이 언어는 뜻을 전달하기 위한 부차적인 수단일 뿐이다. 또한 현대의 이미지의 범람에 대해 동양철학은 강한 규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탈 근대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이미지의 철학과 규범성과 창조력이 조화 될 때 영상시대의 이미지의 철학적 의미는 온전해 질 수 있을 것이다


Culture of Images and Symbolism in I-C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