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본 논문은 도구의 사용에 대한 하이데거의 성찰을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서 다음과 같은 귀결을 논증한다. (1) 손안의 것과 눈앞의 것은 독자적인 존재양식으로 존립하면서 동시에 상보적 관계에 놓여 있다. 다만 하나가 부각되면 다른 하나는 뒤로 물러설 뿐이다. 그중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환원해서 통합하거나 존재의 모든 양상과 차원을 독점적으로 포섭하지는 못한다. (2) 아울러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에 대해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것도 아니다. 일상적 실천을 통해 드러나는 순서로 보자면 손안에 있음이 눈앞에 있음보다 우위를 점하여 손안에 있음이 항상 전경으로 드러나고 눈앞에 있음은 배경으로 물러선다. 반면 불안을 통해 드러나는 순서로 보자면 순수한 눈앞에 있음이 손안에 있음보다 앞서 모든 실천적 사물들의 근거에 독립해서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세계화(문맥화)된 친숙함(손에 익음)이, 후자의 경우에는 세계화(문맥화)되지 않은 낯설음(눈에 설음)이 각각 드러남의 요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