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하이데거의 기초존재론에서 현존재의 본질적 특징을 규정짓는 “세계-내-존재”의 중요성은 많은 경우 인식론적 차원에서만 접근되어졌다. 인식론적 차원에서 볼 때, 현존재의 “세계-내-존재”개념은 내면적 영역에 고립된 주체를 해방시켜 사물을 그 자체로 파악하는 근거로 파악된다. 하지만 하이데거가 “세계-내-존재”를 통해 추구한 것은 단지 사물 자체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그 인식함을 가능(발생)케 하는 더 근원적 토대를 정립하는 것이다.후설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은 하이데거는 자신의 “세계”개념에서 지성(인식)적인 것은 근원적인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것에서부터 발생되었으며, 따라서 술어적 명제도 선-술어적 차원에서 발생되었다는 통찰을 더욱 고양시킨다. 인식함의 토대는 감성적 차원이 아니라, “행동관계”에 의해 형성되는 “세계”이다. 그리고 “행동관계”의 본질은 “손의 활동”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하이데거의 “손의 활동”은 전통철학의 실천개념과 구분된다. 인간이 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손이 인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손의 활동”과 이것에 의해 형성된 “세계”개념에서 감성적인 의식영역 너머에 있는 보다 근원적인 인식함의 토대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