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close

구보, 병일, 만성이 느끼는 고독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의 단절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고독과 단절감은 지루할 정도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제시된다. 이러한 고독과 단절감의 지루한 제시는 결국 의사소통의 단절을 분석하고 확인해 가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이 주인공들에게 이러한 고독과 단절감을 주는 것은 이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대면하게 되는 대중들이다. 이 대중들은 끊임없이 고독을 상기시키며, 자기 반성을 하게 하고, 주인공들을 감시한다. 이 소설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관찰을 하는 일종의 여로형 구조를 띠게 되는 것은 이러한 대중들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이라는 점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이 대중들은 그저 관찰의 대상인 것처럼 제시되는 듯도 하지만 실상 이 소설들에서 서사는 이들과의 만남에 의해 진행된다. 즉, 여로형 구조 때문에 대중이 불가피하게 작품에 삽입된 것이라기보다, 대중은 이 여로형 구조를 만들어 내는 중요등장인물인 것이다. 이 대중들은 자본주의 산업화의 과정에서 농촌 공동체를 떠나 도시에 우연히 모여 살게된 낯선 사람들이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주체로 구성된다. 이들 간에 의사소통이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며, 그에 따른 고독은 근대 도시의 일반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근대 자본주의 도시의 생활은 고립과 사회적 해체로 특징지어지며, 도시는 예술사조로서의 모더니즘과 긴밀히 연결된다.攀마이크 새비지/앨랜와드(김왕배/박세훈 옮김), 자본주의 도시와 근대성, 한울, 1996, 125-156쪽. 이 책의 저자들 역시 모든 도시를 대상으로 일반성을 추출해 내는 것에는 비판적이지만 도시와 모더니즘 문학의 일반적인 상관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훌륭한 모더니스트 작품들예컨대 프루스트의 지나간 것들에 대한 기억, 엘리어트의 황무지, 조이스의 율리시즈은 모두 리얼리즘과 인문주의적 표현으로부터 삶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을 추구하며 스타일, 테크닉, 공간적 형태를 지향하는 높은 미학적 자의식과 비표현주의적 형태를 발전시켰다”는 것에 합의하며, 이들 모더니즘을 도시적 경험 자체의 반영으로 본다.攀攀 1930년대 조선에서는도시화,탈농촌사회화, 자본주의 산업화 등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으며, 도시 특히 경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근대성의 양상들이 급속히 팽창했다.攀 김진송,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현대성의 형성, 현실문화 연구, 1999.문학과 비평 연구회, 1930년대 문학과 근대체험, 이회, 1999.攀攀 이 시기 소설이 보여주는 독특한 미의식은 이 시기 소설이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자체를 근원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근대도시의 일상과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 근대도시의 일상에서 맞부딛히는 대중과의 의사소통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Novels in mid 30's Korea and the street of 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