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致祭文諭祭文賜祭文이라고 일컬어지는 一群의 제문 유형은 군신 관계의 범주에서 군왕의 이름으로 지어지는 제문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국가와 군왕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신하의 모습과 그러한 신하를 아끼고 예우하는 군왕의 모습, 두 가지의 내용을 축으로 하여 지어지며 典禮性이 농후한 특징 때문에 禮에 밝은 藝文館員이나 문장에 문한 문사들에 의해 지어지는 것이 관행이다. 그런데 그러한 致祭文의 제술 관행이 숙종과 영조 정조대를 기점으로 하여 주목할만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군왕이 손수 제문을 쓰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고는 代作을 주로 하고 의례적공적 특징을 주 특징으로 하는 致祭文의 창작 전통에서 군왕의 親祭文이 갖는 의의를 살펴보고 이들 祭文이 문학 작품으로서 지닌 가치를 규명해보고자 시도되었다. 표현의 자율성이 확보되어 있는 일반 제문과 달리 공식적 문서로서 지어지는 치제문은 엄격한 규범을 조건으로 한다. 王言의 형식을 취하느니만큼 공용문으로서의 객관성을 표방해야 했으며 禮와 名分에 부합하는 까다로운 표현이 요구되었다. 숙종영조정조가 친히 쓴 제문 역시 치제문의 이러한 기본적인 목적과 규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이들 御製 제문의 의의는 이러한 규범을 포함하면서 보다 확대된 의의를 보여주고 있다는 측면에 있다. 그것은 특유의 서정성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투식적인 찬사와 의례적인 애도 대신 대상 인물들과 공유하는 경험을 소상히 적었으며 그 과정에서 여느 치제문에서는 볼 수 없는 군왕의 내면 정서를 핍진하게 드러내었다. 이는 죽음을 애도하는 문맥에서 정을 노출할 수 있는 제문의 양식적 특징과 시대적 아픔, 정치적 갈등, 개인적 불행의 면면을 진솔하게 표출하려 하였던 군왕들의 문필 의식, 그리고 이를 실제적으로 가능하게 한 그들의 문장력이 효과적으로 접점을 형성함으로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었다. 情을 절제해야 하는 禮의 규범, 私恩을 앞세워서는 안 되는 公義의 논리 속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진솔한 내면적 갈등과 승화의 정서야말로 規範性과 抒情性의 동시적 수용이라는 어제 제문의 독특한 미학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A Study on Normativeness and Lyricism of the ChemunWritten by Kings in the Later Chosun Danasty- Focussed on Chemun of the King Sukjong, Yeongjo, and Jengjo -